[문화] 문현주와 함께하는 정원여행
[문화] 문현주와 함께하는 정원여행
  • 문현주 집필위원
  • 승인 2018.03.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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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S Wisley Garden (RHS 위슬리 가든)
97만1,000㎡의 방대한 면적
정형식 정원, 자연 풍경식 정원 여러 개의 온실 및 과수원 등 다양한 정원디자인을 보여주는곳

글,사진 문현주

 

여러분들에게 유럽에서 단 한 곳의 정원만을 방문할 수 있는 가혹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단연 위슬리 정원(RHS Wisley Garden)을 추천한다. 이곳에는 잘 관리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정원이 있다. 그리고 정원 마니아들이 보고 싶은 여러 종류의 정원수가 있고 정원 소품 및 도구를 판매한다. 또한, 전 세계의 정원관련 책이 있는 도서관이 있으니 정원에 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 연재를 시작하며. . .

정원사나 정원 마니아들에게 해외여행은 다양한 정원수와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새로운 눈이라는 것은 새로운 지식과 사고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예를 들어 18세기 유럽에서는 <그랜드 투어>라는 여행이 있었다. 이는 특히 영국의 상류층 자제들을 교육하는 방법으로 가정교사를 대동하여 유럽 대륙을 여행하였다. 주로 그리스 로마의 유적지와 르네상스를 꽃피운 이탈리아 그리고 프랑스 상류 사회의 각종 예법을 배운다. 이 때 상류층 자제들뿐만 아니라 많은 지식층에게도 유행하였다. 이즈음 유럽 대륙의 정원은 르네상스 시대에 발달한 이탈리아의 노단식 정원이 형성되어 있었고, 프랑스는 정원사 르 노트르에 의해 평면 기하학식 정원이 완성되어 있었다.

영국의 지식층들은 유럽 대륙을 여행하면서 이런저런 매체를 통해 정원을 소개하게 된다. 그들은 대부분 계몽주의와 낭만주의의 영향으로 자연을 찬미하는 문학가나 비평가들이었다. 그리고 기하학적인 형태의 정원을 비판하면서 정원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자연 풍경 또는 전원 풍경을 정원의 가치로 평가한다. 이는 그 당시 조원가나 정원사들에게 영향을 미쳐 지금의 풍경식 정원을 만들어 내었다.

이렇듯 여행은 새로운 경험으로 새로운 사고나 양식을 창출해 낼 수 있다. 이제 교통수단의 발달과 경제적인 여유로 어렵지 않게 여행을 할 수 있다. 정원은 일반적인 유럽의 패케지 여행에도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정원과 같은 역사 정원이나 런던의 큐가든 등이 포함 되어 있다. 하지만 정원 마니아들에게 이런 정원의 모습은 내 정원의 규모에 어울리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는 정원 마니아들을 위해 테마 여행이 시작될 때다.

앞으로 연재되는 <문현주와 함께하는 정원여행>에서는 주로 유럽에 있는 정원으로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며 쉽게 찾아 갈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혹시 기회가 되어 유럽에 정원여행을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연재를 시작한다.

 

RHS Wisley Garden의 아름다운 내부모습
RHS Wisley Garden의 아름다운 내부모습

 

RHS 위슬리 정원은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30Km 정도 떨어진 서리(surrey) 주의 위슬리(wisley) 지역에 있다.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런던 외곽순환도로(M25)에서 고속도로(A3)를 타고 내려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전차 South western Railway 선을 타고 West Byfleet 역에서 하차 하여 택시를 타거나 5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전철이나 버스를 이용했다면 그날 티켓을 보여주고 입장료 £15.95£11.55로 할인받을 수 있다.

위슬리 정원의 이름 앞에 붙어 있는 RHS는 왕립원예협회(The Royal Horticultural Society)의 약자이다. 이 협회는 1804년 런던원예협회(The Horticultural Society of London)로 시작하였다. 그리고 1861년 알버트 왕자(Prince Albert)가 지금의 왕립원예협회로 개명하였다. 현재 RHS의 최고의 후원자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세 여왕 (HM the Queen)이다. 영국에서 왕립기관<The Royal>이라는 호칭을 붙였으니 그 권위와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RHS의 목적은 원예 분야의 발전과 자선활동이다. 지금까지 200년이 넘도록 원예 품종개량, 전문 서적 출판, 정원사 교육 및 학교와 지역사회의 원예활동 지원 등을 하고 있다. 그리고 위슬리 정원 이외에 3(Harlow Carr Garden, Hyde Hall Garden, Rosemoor Garden)의 정원을 갖고 있으며 20205번째 정원(Bridgewater Garden)이 개장 예정이다. 그래서 이 협회는 전 세계의 원예 및 정원 분야에 큰 역할과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정원의 시작은 1878RHS 멤버이었던 죠지 퍼거슨 윌슨(George Ferguson Wilson)과 사업가들이 243,000의 땅을 구입하여 재배장으로 만든 곳이다. 그들은 이곳에 그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희귀한 식물 수집을 위하여 오크우드 실험 정원(Oakwood Experimental Garden)을 만들어 식물을 키운다. 1902년 윌슨이 죽고 토마스 헨버리 경(Sir Thomas Hanbury)이 이곳을 사들인다. 그는 이미 이탈리아에 유명한 라 모르톨라(La Mortola) 정원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이곳을 정원으로 꾸며 RHS에 기부하게 되었다.

지금 위슬리 정원은 971,000의 방대한 면적에 정형식 정원, 자연 풍경식 정원 그리고 여러 개의 온실 및 과수원 등이 있다. 이곳에 수많은 종류의 정원수와 다양한 정원 디자인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작은 규모의 모델 정원이 있어 방문객이 자신들의 정원에 응용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1907년 시작한 연구소의 실험정원에서는 원예 품종의 개발과 실험재배가 병행되고 있다. 위슬리 정원은 해마다 개발한 신품종을 영국 전역에 보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추천하는 우수한 정원식물은 AMG(Award of Garden Merit)라는 타이틀을 달고 일반인에게 소개된다.

하지만 위슬리 정원이 정원사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받는 이유는 품종 개발과 재배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정원사를 위한 다양한 가드닝 수업이 있기 때문이다. 위슬리 정원에는 69 종류의 강좌가 있으며 이를 연중 고르게 106회의 강의로 진행하고 있다. 분야별로 원예(Horticulture) 27 강좌, 정원 디자인(Garden Design) 9 강좌, 정원 소품 만들기(Creative) 23 강좌 그리고 사진 촬영(Photography) 10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강좌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1일 코스부터 1년 코스까지 다양하다. 좀 여유 있게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한 두 강좌 들어 볼 수 있다. 하지만 워낙 인기가 좋아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RHS 위슬리 정원의 지도
RHS 위슬리 정원의 지도

 

이제 위슬리 정원을 둘러보자. 이곳에 도착하면 우선 축구장 만한 주차장이 방문객의 규모를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정원으로 들어서면 큰 안내판에 정원 지도가 있다. 여기서 자신의 탐방로를 결정해야 한다. 너무 넓어서 잘 계획하지 않으면 반도 못 보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길은 평탄한 길과 경사가 있는 길로 나누어 표시되어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도로의 경사도를 알려 주는 것이다. 정원 운영진의 세심한 배려가 관람객을 편하게 만든다.

 

위슬리 정원의 상징 긴 사각형의 연못(Canal)
위슬리 정원의 상징 긴 사각형의 연못(Canal)

 

안내판 앞에서 오른쪽 방향을 선택하면 위슬리 정원의 상징인 긴 사각형의 연못(Canal)이 나온다. 연못은 연구소 건물과 연못 끝에 있는 로지아(Loggia:한 쪽 또는 그 이상의 면이 트여 있는 방이나 복도) 사이에 있으며 시원스러운 분수가 높이 솟구친다.

 

헨리 무어(Henry Moore)의 작품 '왕과 여왕(King and Queen)'
헨리 무어(Henry Moore)의 작품 '왕과 여왕(King and Queen)'

 

연못을 내려다보고 있는 조각상은 헨리 무어(Henry Moore)의 작품 왕과 여왕(King and Queen)’이다. 편안히 앉아 있는 모습이다. 연못 주위에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쉴 수 있는 벤치가 드문드문 로지아까지 놓여 있다. 그리고 연못의 가장자리 수면에 다양한 수련이 떠있다.

 

 

 

 

 

 

 

 

 

 

 

월가든(Wall Garden) _사진 왼쪽야생화정원 _사진 오른쪽 위유리온실 _사진 오른쪽 아래
월가든(Wall Garden) _사진 왼쪽 야생화정원 _사진 오른쪽 위 유리온실 _사진 오른쪽 아래

 

로지아 뒤로는 벽으로 둘러싸인 월가든(Wall Garden)이 있다. 기하학적 문양의 자수화단이 있는 정형식 정원이다. 그곳에 잎의 색깔이나 질감을 비교할 수 있게 다양한 호스타가 식재되어 있다. 그곳을 나오면 야생화 정원을 지나 거대한 유리온실이 나온다.

위슬리 정원은 워낙 커서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서너 시간이 걸려 식사 시간이 끼게 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였던가. 중간에 커피 생각도 나고 다리도 아파서 음료나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쉴 곳이 필요하다. 미리 알아 두지 않으면 긴 헛걸음을 할 수 있다.

먼저 넓은 잔디밭 옆에 있는 테라스 룸(Terrace Room)은 정식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식당은 보통 예약을 해야 하는 곳인데 아쉽게 지금은 새롭게 단장 중이다. 2018년 가을에 다시 연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옆에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푸드 홀(The Food Hall)이 있다. 개인적으로 각자가 원하는 음식을 쟁반에 담아 계산대에서 지불하는 곳이다.

그리고 왼쪽에 넓은 잔디밭을 두고 온실 쪽으로 가다 보면 온실 옆에 글라스하우스 카페(The Glasshouse Café)가 있고 과수원이 있는 언덕 위에 오챠드 카페(The Honest Sausage at the Orchard Cafe)가 있다. The Honest Sausage는 빵 사이에 소시지를 끼운 핫도그인데 영국의 다른 공원에서도 그 이름을 몇 번 보았다. 아마 체인점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출구의 서점 앞에 있는 카페 숖(The Coffee Sho)에서 음료와 간단한 샌드위치와 케이크을 팔고 있다.

 

 

위슬리 가든의 식물 센터(Plant Center)
위슬리 가든의 식물 센터(Plant Center)

 

다시 정원을 산책한다. 온실이 있는 호수에서 언덕을 오르면서 암석원(Rock Garden)과 고산식물 온실(Alpine Houses)이 있으며 오른쪽으로 채소원이 있다. 채소원에는 ‘12달의 채소 키우기 달력이 붙어 있으며 달력에는 씨 뿌리기, 심기, 작업할 일, 미리 준비할 일, 그리고 수확할 채소를 월 별로 정리해 놓았다. 그리고 과수원과 실험원(Trials Field)이 그 뒤로 넓게 자리한다.

언덕에서 내려오는 중앙 통로는 길게 잔디밭으로 되어 있다. 양쪽에 다양한 테마의 정원들( Country Garden, Mixed Borders, Bowes-Lyon Rose Garden, Model Gardens, Herb Garden, Vegetable Garden )이 모델정원으로 전시되어 있다.

원을 나오는 길에 기념품 숖을 지나게 된다. 정원수가 그려진 아기자기한 소품이 있다. 생활자기. 냅킨, 앞치마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학용품 등 다양하다. 그리고 왼쪽으로 원예 서적으로 가득 찬 서점이 있는데 작은 편의점 크기의 규모이. RHS에서 발행하는 정원 책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판매되는 90% 이상의 책들이 정원에 관련된 책들이다.

그리고 정원을 완전히 나오면 오른쪽으로 식물 센터(Plant Centre)가 있다. 이곳에서 12,000 여종의 식물을 판매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최상의 품질뿐 아니라 체계적인 전시와 화홰류의 꽃 색에 맞춘 다양한 색상의 포트도 재미있다. 아마 새로운 품종에 관심이 있는 정원사라면 여기서도 서너 시간은 훌쩍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직업상 이 정원을 여러 번 방문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위슬리 정원을 나오면서 또 다른 깊은 인상이 남는다. 넓은 잔디밭에 유모차를 끌고 산책 나온 사람들,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차나 식사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들이다. 아마 나는 이제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그들의 정원 문화가 욕심나는 모양이다.

 

 

 

 

<위슬리 정원 방문정보>

주소 RHS Garden Wisley, Woking, Surrey GU23 6QB 영국

전화번호 +44 (0)14 8322 4234

홈페이지 https://www.rhs.org.uk/gardens/wisley

개장시간

금요일(10am 4.30pm)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9am 4.30pm)

(1225일을 제외한 연중무휴)

입장료 15.95파운드(약2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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