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생명이다, 식물은 식물이 지킨다"
"식물도 생명이다, 식물은 식물이 지킨다"
  • 이정철 집필위원
  • 승인 2018.05.31 17:59
  • 호수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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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생육관리에서 중요한 병해충 관련 이야기

[월간가드닝 61호=2019년 5월] 한국은 6 · 25전쟁을 거치면서 많은 식물문화가 소멸되어 전쟁 이후 식물과 관련된 많은 부분에서 후진국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경제부분의 고속성장을 거치면서 차츰 안정되어 현재에 이르러서는 식물복지에 해당하는 가드닝 문화가 우리 주변에 자리 잡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너무 빠른 식물 분야의 성장으로 식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하여 빨리 사라지거나 사라져가는 부분이 생긴 것이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오늘 필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식물의 생육관리 분야에서 병해충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식물은 보통 광, 온도, 수분, 습도 등의 환경요인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예기치 못한 외부의 공격과 내부의 적과 직면해 유명을 달리하는 식물이 생기게 된다. 최근 들어서 동물복지라는 이야기가 언론의 보도를 통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결국, 인간과 같이 동물도 생각을 하는 생명이라는 데서 그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럼 과연 ‘생명을 가진 식물이 인간과 같이 생각을 하는 유기생명체일까’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혹자는 그냥 식물이지, 또 다른 혹자는 생명체가 아니야 등 다양한 말을 하는데 과연 무엇이 정답일까. 식물은 우리가 아는 한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인간보다 먼저 지구에 자리 잡은 귀중한 생명체이다. 따라서 최근에 언급되고 있는 동물복지와 마찬가지로 식물복지 차원에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유기체인 것이다.

동물을 키우며 ‘우리는 어떤 사료를 좋아할까’, ‘주기적으로 약은 먹여야겠지’, ‘때론 놀아주기도 해야겠지’ 등 다양한 생각을 하지만 식물은 죽으면 ‘안 키우면 되지’라고 생각한다면 과연 옳은 생각일까. 적어도 식물을 키우면서 왜 죽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식물을 키우는데 다양한 환경관리가 중요하지만, 그 환경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병해충에 대해 이제 이야기해 보겠다. 식물이 자라는데 있어서 병과 해충을 예방하거나 없애는 일을 우리는 흔히 병해충 방제라고 한다. 또한 이러한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에 선행적인 작업을 하는 것을 총칭하여 방제에 범위에 둘 수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병해충 방제에 대한 지식과 자료를 접하는데 같은 병이라 할지라도 다양한 방법과 노하우(Know-How)가 동원된다. 오늘 필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약제가 아닌 친환경적으로 어떻게 병과 해충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할까라는 주제를 가지고 얘기할 것이다.


병해충으로부터 방어에 진화한 식물
도시 주변에서 식물이 많은 곳을 찾는다면 아마도 공원일 것이다. 공원을 무심코 걷다 보면 어떤 식물은 병해충의 공격으로 식물체가 피해를 본은 광경을 볼 것이고, 어떤 식물은 식물체 자체가 잘 보전된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은 과연 벌레가 식물을 가려가면서 공격하는 것일까, 아니면 식물에 따라 방제체계가 있는 것일까. 예로 우리 주변에 흔하게 보는 은행나무는 다른 식물에 비해 병해충이 매우 적은 식물 중 하나이다. 어떤 이유에서 은행나무는 병해충으로부터 이렇게 안전한 것일까. 해답은 식물도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크게 세 종류의 식물도감이 있는데 식물의 진화과정에 따라 식물 종을 나열한 경우, 화석식물. 즉, 오래된 식물 종부터 나열한 경우, 나머지는 관상 가치가 높은 식물만 나열한 경우로 나뉠 수 있다. 식물도감은 단순히 식물을 찾아보거나 식물명, 학명, 자생지 등 일부의 자료를 검색하기 위한 것으로 활용하지만 필자는 도감에서 다른 것을 본다. 화석식물, 식물의 진화가 덜 된 식물, 관상용 식물로 발전이 덜된 식물일수록 병해충으로부터 안전한 경우가 매우 높다.

다시 말하면 오래전부터 지구에서 살아온 식물은 많은 환경과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를 거쳐 병해충 방어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반대로 병해충의 공격에 약한 식물은 진화과정과 계통분리를 거쳐 다양한 식물 종으로 분화한 것이다. 즉, 병해충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병해충에 강한 식물로 변화하는 것이 가장 제일 나은 선택인 것이다. 병해충에 약한 식물이지만 마치 병해충에게는 강한 식물로 보이게 하는 것이 친환경 병해충방제의 핵심인 것이다.

국내에는 약 4000종이 넘는 식물이 있다고 한다. 이 식물 중에는 우리가 이름도 모르고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식물이 정말 많다. 우리가 모르는 식물은 정말로 몰라도 되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지구 상에 있는 식물은 모두 사연, 의미, 가치가 다 있다는 것이다. 길가에 흔히 보는 잡초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필자는 잡초라고 불리는 식물을 보면서 어떻게 심지도 않았는데 저리도 잘 자라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내가 심고 가꾸는 식물은 약해서 항상 관리가 필요한데, 잡초라고 불리는 식물은 너무나도 잘 자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식물의 병해충은 어떻게 보면 인간이 좋은 식물, 아름다운 식물, 가꾸기 좋은 식물만을 고집하는 이기적인 욕심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병해충 방제를 위한 친환경 작물보호제
식물이 배가 고프면 거름을 주고, 식물이 목마르면 관수를 하고, 식물이 아파하면 농약을 주어야 하지만 농약은 왠지 우리에게 낯설어서 쉽게 접하기는 어렵다. 농약, 과연 이것만이 식물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인가라는 생각에 오늘의 이야기가 의문을 던져본다. 오래전부터 농약에 대해 약해와 이차적인 생태계 교란 등 다양한 이유로 대체의 물질을 찾는 노력이 많았다. 그런 결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미생물농약, 천연 농약이라는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실질적으로 우리집 정원에서 만나보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높은 가격, 효과의 불확실성, 약제의 안정성 등 다양한 이유에서 사용자로부터 다소 외면을 받는 것이 현재 우리의 현실이다. 필자는 가정에서 쉽게 병해충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몇 가지 방법을 제한하고자 한다. 기본적인 원리는 병(病)에 있어서는 전파경로를 차단하고 기주식물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고 충(蟲)에서는 식물의 접근성을 차단하고 피하게 하는 것이다.

원리를 보면 참 쉬운 일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해답을 찾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서 병과 해충에게 효과를 주는 요인과 성분이 제각각 달라서 정확한 목적을 열거하기는 어려우니 식물의 병해충에 도움이 되는 식물을 가지고 설명하겠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사람에게 유용하고 효과적인 식물은 병해충에게도 같이 적용되는데 그 부위와 농도에 따라 효과를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겠다.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는 한의원에서 탕약을 만들고 남은 약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식물로 구성되어 많이 사용되는데 항균과 항충에 매우 좋은 천연농약이다. 가져온 약제를 다시 끓여서 물을 우려낸 것을 식혀 물과 희석해 식물체에 뿌리면 병과 해충으로부터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식물의 종류, 탕약의 농도, 사용량 등에 따라 효과도 달라지므로 초기에는 저농도에서 시작해 고농도로 높여가는 것이 좋다. 한약재는 본래 고농도 또는 약리성분의 효과가 높은 식물을 주로 사용하므로 고농도로 식물체에 사용 시에는 도리어 식물에 해가 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람이 식용을 하는 식물에 살포 시에는 농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식사 시에는 씻어서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필자는 예전부터 농약에 대해 다소 알레르기 반응이 있어 사용하면서도 매우 조심스러워서 지금의 친환경 농약을 찾는데 다른 사람에 비해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몇 가지 친환경 농약의 제조방법은 아래와 같은데 단기, 중기, 장기 및 촉성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단기(즙액, 1주일)
은행잎(1㎏)+자리공뿌리(500g)+돼지풀(1㎏)+쑥(1㎏)+미나리(1㎏)+두릅잎(1㎏)+고사리(1㎏)+소주(2ℓ)+추출 후 물(100ℓ)로 매스업(Mass up)
원액의 50-100배액 살포

▪ 중기(발효, 1개월~3개월)
계란노른자(30개)+식용유(1ℓ)+현미식초(1ℓ)+샤스터데이지(1㎏)+솔잎(2㎏)+뽕잎(2㎏)+발효균+물(750ℓ)
원액의 300-1,000배액 살포

▪ 장기(숙성, 6개월~12개월)
쑥(2㎏)+목초액(3ℓ)+마늘(1㎏)+산초나무(500g)+은행잎(3㎏)+둥글레뿌리(500g)+잣껍질(3㎏)+솔잎(2㎏)+발효균+물(700ℓ)+숯(200g)
원액의 500~2,000배액 살포

▪ 촉성(증류, 1일)
상기의 식물성 소재를 삶아서 원액을 추출, 6~24시간 우려냄
원액의 1,000~2,000배액 살포

위에서 기술한 방법에서 식물의 종류와 용량을 변형하여 활용한다면 다양한 범용적인 농약을 제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목표로 하는 용량에 따라 각각의 식물을 비율별로 양을 조절한다면 가정에서 사용하기 좋은 친환경 농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천연 농약을 만드는 방법은 만드는 이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으며 필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술되었으므로 실제 적용에 다소 효과가 차이 날 수 있음을 알린다. 이 외에도 유화제 등도 식물의 병해충에 효과적인데 카놀라유(18ℓ), 가성가리(KOH, 3.2㎏), 물(2.5ℓ)을 섞어서 숙성 후 100ℓ로 매스업(Mass up)하면 좋은 농약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속성으로 만드는 방법은 아래와 같은데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들이다.

▪ 담배액: 담배꽁초의 필터를 제거(꽁초 200개)+물(10ℓ), 6시간 우려내어 1~5배액 살포
▪ 마취목액: 건조한 마취목잎(500g)+삼백초잎(100g)+옻나무잎(100g)+물(20ℓ)로 6시간정도 끓여 식힌 후 100~500배액 살포
▪ 마늘즙: 생마늘(20개)+물(20ℓ)을 갈아서 액을 걸러 50~100배액 살포
▪ 바이러스액: 약해가 있는 벌레나 죽은 벌레를 갈고 물과 희석하여 거른 후 원액을 10배액으로 살포
▪ 파즙: 차이브나 카모마일도 가능, 흰가루병과 잿빛곰팡이에 효과적, 파(300g)+고추(300g)+피망(300g)+물(20ℓ)을 6시간정도 끓여 식힌 후 10~50배액으로 살포

물론 상기에 언급한 천연농약이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농약에 비해 100%의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사항은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서 병해충으로부터 내성을 얻는 것이 천연농약의 핵심이며 농약을 전적으로 대체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초기에는 농약과 교차사용 사용하는 것이 좋다. 너무 친환경 농약을 만드는 것을 언급했으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천연농약은 우리 집 부엌에서 사용되는 채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인간에게 식용 또는 약용으로 사용되는 식물은 대체로 식물에게도 효과적인 것이 많았다.

배초향, 은행 등… 방충의 효과를 지닌 식물
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은 물리적, 화학적, 기계적인 방법도 중요하지만, 식물 그 자체로 방어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에 도시농업 부분에서도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해 기피식물을 교차 식재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판단된다. 필자가 언급한 방법이 모든 식물과 모든 상황에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농약의 사용량을 줄이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글 읽는 독자들은 가장 손쉬운 방법부터 집에서 활용해 보는 것이 좋으며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필자가 20년 넘게 식물을 키우고, 번식하고, 관리하며 터득한 노하우 중에서 어느 정도 병해충 방제 효과가 있는 식물을 열거하면 쑥, 자리공, 샤스타데이지, 소나무, 양파, 마늘, 고추, 여뀌, 돼지감자, 은행나무, 산초나무, 배초향, 잣나무, 국수나무, 뽕나무, 두릅나무과 식물, 두충나무, 인동과 식물, 동의나물, 연, 으름, 목련, 칠엽수, 쐐기풀, 소리쟁이, 비름나물, 생강나무, 때죽나무, 물푸레나무, 물레나물, 딸기나무, 마가목, 칡, 산형과 식물, 까치수염, 누린네풀, 골무꽃, 꽃향유, 마타리, 산국, 원추리, 둥글레, 고사리, 상사화종류 페파민트, 라벤더, 로즈마리, 고추, 봉숭아, 할미꽃, 담배, 투구꽃, 할미꽃, 디기탈리스, 금낭화 등이 있다. 일반적인 정원용 식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나름 병해충에 버티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식물이므로 잘 활용해 보는 것이 좋다.

혹시 발효에 필요한 균이 필요한 분들은 먹다가 남은 막걸리를 이용하면 공짜로 균일 얻을 수 있는데 막걸리에는 다양한 미생물과 균이 있다. 막걸리에는 우리가 간장을 담그기 위한 메주에 끼는 균과 유사해 천연농약을 만드는데 필요한 호기성균이 많으므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끝으로 천연농약을 만드는 이유는 단순한 농약의 대용품이 아니라 식물을 지키는 방법의 일환인 것이다. 식물은 키우는데 환경조건뿐만이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침해도 지켜주어야 한다. 그것이 식물복지로 다가가는 하나의 척도라고 필자는 생각된다. 한 가지 더, 천연 농약은 병해충의 발생 후보다 발생 전에 살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글·사진: 이정철 서울식물원 식물연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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