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사람은 다르면서 같다”
“식물과 사람은 다르면서 같다”
  • 글‧사진 이정철 서울식물원 식물연구과장
  • 승인 2019.04.0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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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뒤죽박죽 가드닝

“식물과 사람은 다르면서 같다”

 

올해도 어느덧 봄이 찾아와 신비로운 새싹으로 긴 겨울의 묵은 때를 벗겨낸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봄이 되면 사람들은 긴 코트와 두꺼운 겨울옷을 벗고 가볍고 화려한 봄의 색으로 갈아입는다. 식물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사람과 식물은 태생적으로 다르고 살아가는 방법도 다르다고 할 수는 있지만 생명체라는 관점으로 보면 그다지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필자는 식물을 쉽게 기르기 위해서는 식물이 일반적인 사람의 삶과 다르지 않다는 논제에서 이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글‧사진 이정철 서울식물원 식물연구과장

 

시대를 풍미하여 다양하게 진화한 식재패턴

봄에 우리는 식물을 심을 때 식재패턴이라고 하여 다양한 볼거리 창출이라는 차원에서 여러 모양을 사용하여 식물을 심게 되는데 여기에는 한 가지 기본적인 룰(Role)을 적용하여 심게 된다. 그것은 식물이 가장 잘 자라서 보기 좋은 형태의 모양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 속옷, 겉옷, 외투의 순으로 옷을 입는데 식물은 어떠할까? 어린순, 줄기의 성장, 잎의 발달, 꽃의 개화라는 순서로 옷을 갈아입는다. 하지만 식물이 늘 이 같은 방법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잎이 나오는 줄기에서 꽃이 피는 경우도 있고 잎과 줄기가 각각 다른 줄기에서 나오는 경우 등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식재의 패턴을 적용할 수가 있다.

사람의 경우도 간단한 티셔츠에 외투를 걸치는 것을 보고 패션 감각이 있다고 하듯이 식물도 줄기에 비해 꽃이 크거나 꽃에 비해 잎이 크거나 생육초기와 달리 후기에는 잎의 색채가 바뀌는 등의 경우가 있다. 식재의 패턴은 기존의 나열식식재, 교호식재, 혼식 등의 패턴을 벗어나 식물의 생육적인 특성을 고려한 식재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하나의 식물을 무리지어 심는 식재가 보편적이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진화하여 특정한 선형을 이루는 형태, 단일종의 다양한 품종을 식재하여 색채를 표현하는 형태, 식물의 다양한 성상을 표현하여 입체적인 높이를 표현하는 형태, 육종기술이 발달되어 기본종에서 잎의 모양이 변화하거나 무늬가 들어가는 형태 그리고 마지막으로 식물의 생육형태와 발달에 따라 변화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로 진화하여 왔다.

장미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장미의 원조에 해당하는 찔레를 울타리 경계에 심는 경우, 장미의 다양한 색채의 품종을 심는 경우, 덩굴성, 왜성, 대형종 등을 혼식하여 심는 경우, 장미의 꽃잎이 여러 가지 색채를 띠는 경우, 장미의 잎에 무늬가 있는 경우 그리고 장미의 꽃잎이 개화초기와 말기의 색이 다른 경우로 바뀌었다고 표현이 되겠다.

사람의 경우도 외모가 물론 중요하지만 그 사람의 평가는 인성에서 우러나오듯이 식물도 궁극적으로 다기능의 특성을 가지고 향기를 가진다면 진정으로 좋은 식물로 인식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식재패턴은 한 시대를 풍미하여 다양하게 진화하였고 현재에 이르렀는데 유행이 돌고 돌아 최근에는 보편적이고 흔한 나열식 식재가 가장 쉽고 표현하기 어려운 식재패턴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것은 사람의 의류에서 나타나는 ‘복고풍’이라 생각할 수 있다.

 

사람 속, 식물 속 먹거리가 좌우

식물의 외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식물의 내부이다. 이는 먹거리와 관련된 것으로 사람은 주식으로 먹는 밥 외에도 반찬과 국을 먹고 후식으로 커피와 과일 등을 먹는다. 식물은 주식으로 N(질소), P(인산), K(칼륨)을 섭취하고 반찬에 해당하는 Mg(마그네슘), S(황), Ca(칼슘)을 먹는다.

일반적으로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이 이 부분이다. 시중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한 비료들은 다량요소에 해당하는 질소, 인산, 칼륨으로 식물에게 자주 공급이 되지만 마그네슘과, 황, 칼슘은 실제 시비하는 경우를 보기 어렵다.

필자가 주롤 사용하는 방법은 사람들이 흔히 먹는 영양제에서 해답을 찾은 것이다.

사람이 먹는 영양제는 우리 인간에게만 효용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식물에게도 똑같은 효과를 주기 때문에 식물에게 시비한다면 아주 좋은 영양제가 될 것이다. 물론 사람과 식물은 그 농도가 다소 차이가 있어 시비 전에는 식물이 필요로 하는 농도를 맞추기 위해 물을 적당량 희석하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사람에게 후식에 해당하는 미량요소이다. 우리가 주로 관수용으로 사용하는 물에는 약간의 미량요소가 녹아있다. 인간이 먹는 물도 마찬가지여서 완전히 정화된 증류수를 사람이 먹게 되면 아마도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될 것이다.

식물은 단순히 관수로 모든 미량요소(Fe, Mo, Mn, B, Zn 등)를 충족하기는 어려워서 분기에 한번 정도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미량요소를 관주를 통해서 시비하고 일시적으로는 사람이 먹는 영양제도 좋은 처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칼슘(Ca)이다. 칼슘은 자연 상태에서 쉽게 섭취가 어려워 사람이 반드시 시비를 하여야 하는 영양소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주로 여성들이 칼슘계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이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의 사람들이 조개껍질, 전복껍질 등을 화분위에 놓아두면 칼슘이 녹아내린다는 생각을 하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효과는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배가 고프면 뇌에 그 신호가 전달하여 배고픔을 달랜다. 과연 식물의 경우는 어떨까?

뿌리의 경우 정상적으로 식물이 성장하려면 지구의 중력과 같은 방향으로 뿌리를 뻗게 된다.

그러나 지중의 영양상태가 부족한 경우 뿌리가 지상부로 돌출되는 경우가 발생하거나 미세한 뿌리의 성장이 발달된다.

물론 단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식물은 한 가지 요인에 의해 그 형태를 달리하지는 않아 복합적으로 볼 필요는 있으나 토양의 영양상태는 지온, 투수성, 보비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므로 다방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생육여건 확보 중요

식물의 줄기는 사람의 혈관과 같아서 정상적인 생육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나 물관부와 체관부에 문제가 생기면 줄기에 문제가 발생된다. 사람의 경우 혈액의 이상으로 혈전과 같은 현상이 생기거나 심장의 문제로 혈류속도가 떨어져 혈액의 운반이 더디게 진행된다.

식물도 마찬가지여서 이동되는 수액 내에 바이러스, 균류 등이 침투하게 되면 관내에 문제가 생겨나다. 이런 증상은 특정부위가 부풀어 오르거나 괴사하거나 또는 천공현상 등이 생겨 식물의 생육에 문제가 발생된다.

우린 이런 경우 원인을 판단하기 보다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농약 또는 이와 유사한 약제의 사용으로 치료를 하고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식물을 관리할 때 결과에 대한 치료에 목적을 두게 되면 정상적인 식물의 생육을 이끌어 내기는 어렵다. 수목류에서 행해지는 전지와 전정을 일반적으로는 수형을 잡기 위한 행위로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정상적인 통기성 확보, 양분의 균등 분배, 약한 가지 제거 등 생육여건의 확보가 주된 이유이다.

식물은 사람과 같아 무한의 에너지를 얻지는 못한다. 사람은 이런 경우 비만이라고 표현하여 신체의 이상을 느끼지만 식물은 그렇게 되면 도리어 용탈현상이 생겨 식물체의 양분이 도리어 빠져나가 미이라처럼 괴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초본류의 적심과 절지이고 목본류의 전지와 전정인 것이다.

식물은 에너지원의 확보하기 위해 광합성과 호흡이라는 신진대사를 하게 된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불필요한 이물질을 외부로 내보내는 과정을 동시에 진행하게 된다.

사람은 심장이라는 무한동력장치를 가지고 있기에 광합성과 같은 과정은 존재하지 않지만 표피를 통하여 흡수되지 못하는 영양소의 변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사실 식물과 사람이 크지는 않지만 다른 부분이 바로 이과정이다.

사람은 소변으로 흡수되지 못한 수분을 외부로 내보내게 되는데 이 과정 외에도 타액에 해당하는 콧물, 땀 등으로도 수분을 배출한다.

식물도 마찬가지여서 흡수만 하고 배출하지 않는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뿌리는 물과 양분을 흡수하는 기관인 동시에 배출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또한 줄기, 잎, 꽃 등의 기관으로 수분을 배출하게 된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줄기, 잎, 꽃 등의 기관을 통해서 양분과 수분을 흡수하기도 하므로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식물은 식물체의 일부분으로 전체를 형성하는 전체형성능(Totipotency)을 가지고 있는데 조직배양, 삽목, 접목 등이 이런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일부분을 복구하는 부분형성능을 가지고 있어 실제 기관전체를 복구하지는 못한다. 최근 들어 줄기세포라는 인간의 전체형성능을 좌지우지할 세포가 발견되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물론 이런 연구의 성과는 그 시작이 식물이라고 생각되고 향후 식물에게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것은 정원을 하는 이들 모두가 생각하는 꽃이다.

사람에 비하자면 얼굴에 비할 수 있는데 물론 식물의 꽃과 전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그 기능적으로는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은 보통 건강 이상증상을 보이게 되면 얼굴을 통해 문제점을 쉽게 인지하게 되는데 식물의 꽃은 이보다 더 근원적이어서 전체적인 문제점을 알기는 쉽지 않다. 꽃은 사람의 생식기와 같은 기능을 하지만 얼굴과 같이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기능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꽃으로 판단이 가능한 것은 개화 전 저장상태 또는 휴면상태에서 온도의 변화에 따른 꽃눈의 퇴화, 화아의 미성숙, 화아의 발달 등을 알 수 있으며 개화 후 영양상태의 불균형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꽃은 우리가 단순히 생식, 즉 종자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관으로 여기고 있지만 실제는 광합성, 호흡, 양분흡수 등 식물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기도 한다.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

지금까지 식물의 기관별로 그 기능과 역할을 알아봤는데 사실 이런 내용은 쉽게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러면 정원에서 식물을 정말로 잘 키우는 방법은 무엇인가 물어본다면 필자는 물(수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혹자는 당연한 것이라고 하지만 물만 잘 주어도 식물은 그에 수분환경 상태를 인지하여 생육에 필요한 환경을 자체적으로 조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관수라 할 수 있다.

관수는 물의 종류, 물주기 패턴, 관수량, 관수방법, 흡수위치에 따라 그 종류를 달리하며 관수법이라고 하여 정원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주는 것이 무엇이 대단하며 특별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 관수작업이 식물의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흔히 화원에서 “며칠에 한번 물을 주어야 하나요” 또는 “언제 물을 주어야 하나요”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는데 그 식물을 파는 사람들도 “1주일에 한번 주세요” 또는 “생각나면 한번 주세요“라고 대답한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우문우답인가.

식물은 물을 주는 시기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식물이 필요한 만큼 물을 주기적으로 주는 것이 정답이고 그 양을 알맞게 주어야 한다.

식물은 사람처럼 골라서 먹거나 나눠서 먹을 방법이 없기에 하루에 필요한 양을 광합성작용이 활발한 시간에 나눠서 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늘 같은 시간에 주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하면 식물의 관수시기가 불규칙하면 식물은 물을 아껴 쓰기 위해 수분을 흡수하여도 식물의 생육에 사용하기 않고 저장을 하게 되고 규칙적이지 못한 관수 시기는 생육(길이생장+부피생장)의 브레이킹 현상을 만들어 생육장애를 줄 수 있다.

이와 같이 관수로 인해 식물에 생기는 증상들을 들어본다면 그 증상은 마디와 마디사이의 절간장이 짧아지는 단축현상, 과다한 수분공급으로 인해 뿌리가 굵어지고 짧아지는 현상, 과잉수분공급으로 잎이 작아지는 현상, 건조에 의한 줄기의 표면적 감소, 수분감소에 따른 꽃눈의 퇴화, 불규칙한 수분공급에 따른 줄기부분의 단면적 증가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식물과 사람은 종족번식을 위해 노력하고 이 노력은 궁극적인 종의 생존과 직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얼굴과 같은 식물의 꽃과 꽃의 변형기관 등을 통하여 수정매개체를 유혹한다.

미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의 외모는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식물은 그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우리의 눈에는 아름다운 색을 자랑하거나 다양한 색을 표현하는 꽃이 아름답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 꽃의 입장에서 본다면 수정하기에 더욱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것은 꽃의 색이 사람에게는 다양하게 보이지만 수정의 매개체인 곤충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여성의 임신과 같은 과정은 식물에 있어서 결실을 표현하는 종자의 생성인데 이시기에는 추가적인 생식생장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식물은 생식생장과 영양생장이 동시에 이루어지지만 생식생장만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태초부터 사람은 많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진화를 거듭해왔다.

식물 또한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해왔지만 욕망이 있는 인간에 의해 잘못된 방향으로 발달하기도 한다.

보기 좋은 식물만이 존재한다면 과연 아름다움의 차이가 있을까. 사람과 마찬가지로 식물마다 그 역할과 기능이 있으므로 그 중요성을 논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사람과 식물은 무엇이 다르고 같을까?

생명을 가진 유기체라는 것이 같을 것이고 그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지 않을까.

 

 

Key Point

- 식물의 식재패턴은 식물의 생육형태와 성상에 따라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함

- 식재패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물의 재배환경이 매우 중요함

- 식물도 다양한 먹거리(다량요소+미량요소)가 필요함

- 식물의 영양상태는 뿌리, 줄기, 잎, 꽃 등의 기관을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함

- 뿌리의 발달이 곧 식물의 성장동력임

- 줄기와 표피의 문제는 식물전체의 이상 신호임

- 전체형성능(Totipotency)을 가지고 있는 식물은 일부분으로 전체를 복원할 수 있음

- 꽃의 기능은 생식기능을 포함한 식물생존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가지고 있음

관리를 위해서는 주기적인 식물의 상태체크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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