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멋진 정원!
그녀들의 멋진 정원!
  • 나정미 집필위원
  • 승인 2019.07.1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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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정원 _ 서울숲 오소정원

서울숲 주차장 옆에는 비밀의 정원이 있다. 비밀의 정원이라고 하지만 정원을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 이미 소문이 나서 계절의 변화를 즐기러 방문하는 마니아들이 꽤 많다. 그들은 이 정원에 심긴 식물들의 다양함과 식물선정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정원 주인에 대해 많이 궁금해한다. 이곳은 자원봉사자들이 5년여 동안 일주일에 한 번 꾸준하게 가꾸어 지금까지 그 아름다움을 유지 시키고 있는 ‘오소정원’이다. 앞으로 4개월 동안 이 정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서울숲 도시정원사는 2014년 1기를 모집했다.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2015년 2기 교육을 받고자 신청했을 때는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 전화면접과 사전설명회가 추가되었다. 수강생들의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고 전공이나 직업도 다양했다. 만화가, 화가, 디자이너, 조경가, 문학전공자, 숲해설가, 사업가, 대학원생, 주부 등등… 뒤돌아보면 이 다양성이 멋진 정원을 설계하고 오랫동안 가꿀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3월인데도 매서운 칼바람이 불었던 개강 첫날부터 강도 높은 전정실습을 한 기억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대부분 오전 3시간 이론수업을 하고 점심식사 후 3시간 실습을 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정원조성 후에는 해가 질 때까지 하는 날도 많았다. 전체 프로그램 기획을 한 김장훈 전문정원사는 강의는 물론 정원을 만들고 가꾸는 모든 과정에 함께 했다.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모셔와서 진행했다. 그동안 많은 강의와 심포지엄 등을 다녔지만, 첫 입문에 너무 고급교육을 받았다고 우리끼리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신 ‘서울숲사랑모임’에 감사드린다. 안타깝게도 서울숲 사정으로 동일한 내용의 정원교육은 계속되지 못했지만 3기, 4기는 다른 방식으로 교육하며 오소정원 옆 공간에 정원을 만들어 자원봉사로 가꿔오고 있다.

서울숲 오소정원은 5년동안 봉사자들이 가꿔온 아름다운 정원이다
서울숲 오소정원은 5년동안 봉사자들이 가꿔온 아름다운 정원이다

배움정원이 시작되다
정원디자인 관련해서는 하나의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기에 내가 교육받은 2기를 위주로 얘기하려 한다. 우선 6명씩 5조로 나뉘어 정원디자인을 시작했다. 김장훈 전문정원사가 월동이 되며 구입 가능한 숙근초 70여 종과 관목 30여 종에 대해 소개하는 강의를 했고 각 조별로 식물의 서식환경, 색채, 크기 등 특성을 조사하여 구체적인 식물공부를 했다. 그리고 서수현 가든디자이너(1기는 주례민 가든디자이너)와 함께하는 워크샵을 통해 5월 정원이 탄생했다.
정원조성을 시작한 후에는 해질 때까지 하는 게 다반사였는데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몸이 녹초가 돼서 가드닝 하는 매주 수요일에는 가족들이 저녁을 못 해주는 걸로 알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이렇게 서울숲 주차장 옆 잡초가 무성했던 땅에 실습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으나 우리는 이 정원에서 많은 식물을 경험하고 배운다는 의미로 ‘배움정원’이라고 다시 이름 지었다. 이곳이 유명한 오소정원이 된 사연은 다음 호에서 얘기하려고 한다.

정원풍경
정원풍경

다양한 방식으로 공부에 깊이를 더하다
우리는 식물분류, 토양, 퇴비 등에 대한 여러 전문가의 강의를 듣기도 하고 수생식물원, 국립수목원, 제이드가든을 방문하여 해설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5월에 정원을 조성하고 얼마 되지 않아 메르스 사태가 있어서 강의는 공식적으로 3주 정도 휴강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자유롭게 나와 물을 주는 방식으로 정원을 관리했다. 김장훈 정원사는 근처 카페에서 ‘목련을 만나는 여행’으로 환상적인 목련 얘기를 들려줬고, 평강식물원을 함께 방문하여 우리 눈에는 쉽게 보이지 않는 여러 해설을 듣게 해줬다. 마지막 3주차에는 ‘필라델피아의 정원과 정원문화’로 롱우드가든에 있을 때 방문한 여러 정원 얘기도 들려줬다. 그는 정규과정이 끝나고 서울숲에 근무하지 않을 때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함께 가드닝을 하며 가르침을 주고, 영국 겨울 정원 이야기, 독일. 네덜란드 자연주의 정원 이야기, 각종 정원박람회 참관 등… 바쁜 일정 중에도 아낌없이 배움을 나눠주었다.

도시정원사들이 얼마나 열심이었는지 매주 수요일에는 가족들이 저녁을 못해주는 걸로 알고 있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왔다
도시정원사들이 얼마나 열심이었는지 매주 수요일에는 가족들이 저녁을 못해주는 걸로 알고 있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왔다

당시 어떤 분은 우리에게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정규수업 이후에도 더 많은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이다. 맞다. 우리는 복이 많다.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원봉사로 어떻게 이렇게 멋진 정원을 가꿀 수 있냐며 궁금하다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까지 정원을 가꿀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정원을 사랑하는 도시정원사 선생님들의 무한한 열정, 그리고 김장훈 정원사의 배움정원과 도시정원사를 향한 끊임 없는 관심과 애정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만화가이자 사진가인 정혜진 도시정원사의 멋진 사진기록 덕분이기도 하다. 함께 가드닝을 한 사람들은 밴드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며 노곤함 속에 보람을 느끼고, 사정상 나오지 못한 분들은 사진 속의 멋진 정원을 보며 다음 가드닝을 기다린다.
밴드 사진을 통해 정원이 변화한 모습을 보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성장한 정원을 발견하고 그 정원 속에서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도시정원사들은 다시금 정원으로 빠져든다.
이번 호에서는 정원조성까지의 얘기로 마무리하고 다음 연재에서 가든파티, 수료식, 오소정원, ‘서울, 꽃으로 피다‘ 대상 수상 등 5년 여에 걸친 가드닝 얘기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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