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늄, 이제 삽목과 파종을 시작할 시간
제라늄, 이제 삽목과 파종을 시작할 시간
  • 최선주 집필위원
  • 승인 2019.09.02 21:23
  • 호수 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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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라늄 7-제라늄의 번식과 가을철 관리

 

[월간가드닝 77호=2019년 09월] 9월에 접어들어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 제라늄도 서서히 생기를 찾는다. 아직 늦더위와 태풍이 남아 있지만, 여름을 이겨낸 강인한 제라늄은 가을의 기운을 알아차리고 새순을 내기 시작한다. 무더운 우리나라의 여름은 제라늄 가드너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 준다. 그러나 가을로 접어들면 여름 내내 숨죽였던 제라늄 정원은 새로운 성장과 변화에 대한 기대로 가득해진다. 이제 힘을 내서 묵은 제라늄 화분을 분갈이하고 멋대로 자란 줄기를 다듬고, 새로운 세대를 이어가기 위한 삽목과 파종을 시작할 시간이다.

제라늄의 발아

제라늄의 번식
제라늄은 씨앗과 삽목으로 번식이 가능하다. 흔히 씨앗으로 번식하는 종자계와 삽목으로 번식하는 영양계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구분은 실제로는 의미가 없다. 모든 제라늄은 씨앗과 삽목으로 번식이 가능하다. 다만 번식하려는 제라늄과 동일한 제라늄을 얻고 싶다면 삽목 을 선택하여야 한다.

파종을 통해서 모체와 동일한 자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제라늄 원 종(Species) 뿐이다. 예를 들어 원종인 애플제라늄( Pelargonium odoratissimum )의 씨앗을 파종하면 모체와 동일한 순수한 애플제라늄을 얻는다. 현재 우리가 기르고 있는 제라늄들은 대부분 수백 년에 걸쳐 200종 이상에 달하는 원종들의 자연교배와 인종교배를 통해 탄생한 교배품종들이기 때문에 파종하면 숨겨진 조상의 유전자가 발현해서 모 체와는 다른 제라늄이 탄생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제라늄의 F1 종자의 상업적 개발은 20세기 후반에 와서야 실현되었고, 아직도 제라늄 씨앗은 상대적으로 고가에 판매된다. 제라늄 중에는 씨앗이 맺히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유전적으로 거리가 먼 품종들끼리의 교배품종이거나, 수정하려는 두 품종의 염색체 숫자가 다를 가능성이 크다.

제라늄의 씨앗

삽목에 의한 번식
삽목의 성공은 건강한 삽수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삽목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제라늄의 성장기인 봄이다. 하지만 환경조건만 맞으면 성장하는 제라늄의 특성상 한여름을 제외한 모든 시기에 삽목이 가능하며, 겨울에도 실내에서 적정 온도를 유지한다면 얼마든지 삽목할 수 있다. 가을은 봄에 버금가는 삽목의 적기라고 할 수 있는데, 9월 말부터 10월이 삽목하기에 좋은 시기이다.

삽수는 성장이 왕성한 제라늄 줄기의 끝에서부터 5~8센티 정도를 마디 바로 아래를 잘라서 채취한다(아이비계는 줄기 어디서나 뿌리가 내리므로 예외임). 무름병 예방을 위해 삽수는 반드시 소독한 예리한 칼을 사용하여 자르는 것이 좋다. 공중뿌리나 줄기에 생기는 곁순, 액아(axillary bud) 등도 삽목할 수 있다. 삽목 용토로는 상토, 질석, 모래, 마사토, 녹소토, 펄라이트, 지 피펠렛, 수태 등,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면서 배수가 잘 되는 재료는 모두 사용할 수 있는데, 물꽂이로 뿌리를 내린 후 정식할 수도 있다. 노지의 흙은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다. 자른 삽수는 어린잎 2~3개만 남기고 이파리와 턱잎을 모두 제거한다. 삽수를 채취한 후 삽목하기 전에 단면을 말리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과정은 아니다. 다듬은 삽수를 미리 적셔둔 삽목 용토에 꽂는데, 이때 삽수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파종판이나 큰 화분에 여러 개를 삽목하면 통풍이 안 되고 무름병이 옮겨갈 수 있으며 뿌리가 엉기기 때문에 단독 삽목이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삽목한 제라늄은 직광에 두지 말고 반그늘이나 식물등 아래에서 관리하다가 새잎이 나오면 서서히 광량을 늘려가도록 한다. 뿌리가 완전히 내리기 전까지는 절대로 과습을 피하여야 한다. 삽 목의 최적 온도는 21∘C~24∘C인데,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는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보통 2주 전후로 뿌리가 나고(리갈계 및 엔젤계는 더 걸림) 약 한 달 후면 뿌리가 찬다.

새순을 내기 시작하는 제라늄

파종에 의한 번식
수정과 채종 수정은 부드러운 붓이나 솜, 면봉 등에 수술의 꽃가루를 묻힌 후 암술에 묻히는 간단한 과정이다. 새로운 품종을 얻기 위해 교배 하는 경우는 자가수정을 피하기 위해 모계 제라늄 꽃의 수술을 모두 제거한 후 수정하려는 부계 제라늄의 꽃가루를 묻혀주는 데,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좋다.

수정이 성공하면 펠라고늄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된 새의 길쭉한 부리를 닮은 씨방이 생기면서 점점 길어진다. 수정 후 약 한 달이 지나면 씨앗은 갈색으로 단단하게 여물고 하얀 깃털이 보이면서 꽃대에서 분리되어 날아갈 준비를 한다. 채종한 씨앗은 종이봉투나 플라스틱통, 비닐팩 등에 보관하는데 흡습제를 같이 넣어두 도록 한다. 직접 수정한 씨앗이라면 부계와 모계 품종, 수정일 등을 기록한다. 제라늄 씨앗은 묵히면 발아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므로 가급적 오래 보관하지 않는다.

파종
가을은 제라늄을 파종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9월에 파종하면 그 다음 해 봄에 꽃을 볼 수 있다. 파종할 용토를 촉촉하게 적신 후 파종할 위치에 막대기로 씨앗 길이의 약 2~3배 깊이의 구멍을 만들고, 씨앗의 딱딱한 겉껍질을 벗겨서 심어준다. 물이나 적신 솜에서 발아한 후 옮겨 심어도 된다. 제라늄은 암발아 씨앗이 아니어서 빛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아도 발아한다. 파종하면 발아를 위한 최적 온도인 21∘C ~ 24∘C를 유지하도록 한다. 파종한 후와 발아한 후에는 과습과 물말림에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싹이 난 후 본잎이 2~3장 나오면 정식해 주고, 본잎이 5~6장이 되었을 때 순지르기를 해서 수형을 잡아준다.

제라늄의 가을철 관리
봄과 여름을 지나면서 길게 자란 가지는 품종의 특성과 수형, 목질화 정도를 감안해서 전정한다. 이때 성장세가 좋은 제라늄은 강전정을 해도 좋지만, 여름의 여파에서 회복되지 않았거나 목질화가 심한 경우(특히 리갈 계 제라늄), 섬세한 품종 등은 먼저 순지르기를 해서 새순을 유도한 후에 조심스럽게 전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일년에 한 번은 분갈이를 해 주는 것이 좋으므로 봄에 분갈이를 하지 않았다면 가을에 하도록 한다. 분갈이를 할 때에는 뿌리를 잘 살펴서 검게 변했거나 무른 뿌리는 제거하도록 한다. 더위와 뿌리파리 애벌레의 공격으로 뿌리가 녹아서 없어진 경우에는 삽목과 동일한 요령으로 새 뿌리를 유도한 후 정식한다. 분갈이 후에는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하는 완효성 알비료를 얹어주고, 개화를 돕기 위해 인 성분을 강화한 개화용 비료를 2주 간격으로 주도록 한다.

글·사진: 최선주 매니저(네이버 카페-제라늄이 있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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