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의 정원] 서울숲 오소정원-몸풀기 가드닝
[봉사의 정원] 서울숲 오소정원-몸풀기 가드닝
  • 나정미 집필위원
  • 승인 2019.09.10 21:23
  • 호수 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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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가드닝 이야기
옮겨심기
옮겨심기

[월간가드닝 77호=2019년 09월] 정규과정이 끝난 후, 2월 중순부터 11월 말이나 12월 초까지 여름휴가 2주를 제외하고 ‘몸풀기 가드닝’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가드닝을 해왔다. 꾸준히 참석하는 도시정원사들 가운데 2~3명이 돌아가면서 대표를 맡고 가장 많이 참석할 수 있는 요일을 투표로 정하며 요일이 맞지 않으면 삼삼오오 가능한 날에 가드닝을 하기도 한다. 물론 개별적으로 수시로 와서 돌보는 일도 많다. 특히 물주기 경우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찾아간다. 또 몸풀기 가드닝 밴드에 새롭게 변하는 정원과 가드닝하는 모습을 올려 바빠서 오지 못하는 정원사와도 서로 소통한다.

봄 가드닝
마른 숙근초 정리, 포기 나누기, 옮겨 심기, 관목 전정, 잡초 제거, 물주기를 한다.

1. 마른 숙근초 정리
오소정원은 대부분의 숙근초들을 눕거나 지저분한 부분 만 정리하여 그대로 두기 때문에 봄에 일이 많다. 겨울 풍경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식물이 햇빛을 최대한 받 아 영양분을 저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보통 2~3주에 걸쳐 마른 숙근초들을 정리한다. 할 일이 많은 시기이지만 겨우내 집에 있었기 때문에 가드닝에 대한 열망이 넘쳐나는 시기인 만큼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아 그동안 쌓인 얘기를 나누며 가장 생기있고 재미나게 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먼저 2014년에 조성되고 2017년에 리모델링한 1기정 원의 가드닝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본다. 식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름이 궁금할 것 같아 식물 이름을 적 어본다. 가는잎나래새(털수염풀), 배초향, 청화쑥부쟁이, 댑싸리, 수크령‘허브츠자우버’, 몰리니아‘무어헥서’, 타 래붓꽃, 헬리옵스, 꽃개미취‘진다이’, 에키네시아, 냉초, 긴산꼬리풀, 비비추, 램즈이어, 꿀풀, 톱풀, 해국, 한라부 추, 귀리사초, 오이풀, 파니쿰, 헬레니움, 모나르다(베르 가못), 무늬풍지초, 버베나보나리엔시스, 좁쌀풀, 노루오 줌, 뻐꾹나리 등이다.

일일이 이름을 나열하는 까닭은 이들이 서울에서 월동하는 숙근초 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보통 숙근초를 살 때 최대 관심사는 월동하는지 여부이다. 월동 여부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어서 해당 지역 에서 키워본 사람의 경험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다만 댑싸리는 1 년생이지만 씨로 발아하여 매해 등장하는 식물이다. 마른 숙근초를 정리할 때는 새로 올라오는 싹이 있는지 확인하며 조심스럽게 정리해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정리하는 시기가 늦으 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가을에 심은 구근들 싹이 고개 를 내밀 때도 있어 발밑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자연은 참 신비롭기 그지 없어서 마치 아무것도 없는 듯했으나 한 달여 만에 초록초록 울긋불긋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2. 포기 나누기, 옮겨 심기
식물은 포기가 커지면서 중앙 부분이 소멸하는 경우도 있고, 과다해서 식물체가 쓰러지는 경우도 있으며, 번식이 잘되는 식물은 정원의 균형을 깨는 경우가 있어서 봄에 포기 나누기로 꾸준히 관리 하는 것이 필요하다. 때로는 나눔을 하기 위해 포기 나누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식물체 새싹이 보이기 시작하면 너무 크기 전에 하는 것이 좋다. 캐서 나누기도 수월하고, 다시 심은 식물이 자리를 잡는 데도 도움이 된다.

대개는 한 해 동안 관찰하며 조화로운 정원 모습을 위해 옮겨 심을 식물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데, 옮겨 심기 적당한 시기도 같은 이유로 봄 새싹이 시작될 때가 가장 좋다. 혹시 시기를 놓쳤다면 장마 전에도 할 수 있다. 옮겨 심는 경우에는 별도의 물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3. 전정
겨우내 멋진 붉은 수피를 보기 위해 심은 흰말채나무는 싹트기 전에 기본 골격을 두고 아래에서 2~3개의 눈을 남기고 강전정해서 매해 새 가지를 받아야 수피가 예쁘다. 여름에 꽃이 피는 나무는 이른 봄에 기본적으로 죽은 가지나 교차지 등 수형에 방해가 되는 가지를 먼저 정리해주고, 원하는 키로 낮추어 자르면 새 가지에서 실하게 꽃이 핀다. 좀작살나무, 꼬리조팝나무, 삼색조팝나무, 나무수국 등이 그러하다.

여름 가드닝
잡초 제거, 물주기, 장맛비에 누운 식물정리, 봄에 꽃 피는 관목 전정을 한다.

‘자연에서 공부하는 정원모임(자공정모)’을 만나다
정원공부를 하던 해 가을, 밴드에 김장훈 정원사가 자공정모 참석 중에 제주 1100고지 습지 사진과 설명을 올렸는데 ‘가드닝은 책이 아니라 자 연에서 식물들이 실제 자라는 모습을 보고 배워야 한다’며 제주 더가든 김봉찬 대표와 함께 제주 자연에서 직접 보고 배우는 모임을 소개했다. 밴드를 접한 도시정원사들은 자공정모에 많은 참여를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런 인연으로 김봉찬 대표가 귀한 시간을 내어 오소정원을 방문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고, 서울숲을 돌아보며 자연을 읽는 방법에 대해 가르침을 주기도 했다. 시간이 맞는 도시정원사들은 김봉찬 대표가 만든 제주 베케정원에서 해가 질 때까지 설명을 듣기도 하고 김 대표가 활동하는 곳에 참여하며 배움을 더하기도 했다.

도담식물을 방문하다
도시정원사들은 올해 봄 가드닝을 시작하며 도움이 되는 현장답사를 김장 훈 정원사와 상의한 결과 봄에 정기적으로 전문너서리를 방문해서 식물 들을 둘러보면 한해 가드닝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여 우리는 오소정원 식물들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도담식물 방문을 추진했다. 이곳에서 많은 양묘장을 돌아보며 이정관 대표의 전문적인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도시정원사들은 예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식물들의 이름을 알아보면서 그동안의 가드닝이 어느 정도 몸에 익숙해졌다는 사실에 뿌듯해했다.

오소정원은 현재진행형의 정원
오소정원은 규모가 작은 편이며, 결코 화려하거나 정리된 아름다움만을 보여주는 정원은 아니다. 도시정원사들이 이론뿐만 아니라 식물을 직접 심고 가꾸며 몇 년간 관찰한 결과로 정원을 만들어가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정원이다. 오소정원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그림 같은 멋진 장면들을 만난다면 그건 선물인 셈이다. 아마도 가을 어느 날은 분명 그 선물 같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 호에서는 일부 소개하지 못한 식물들 소개와 함께 도시정원사들의 활동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오소정원 식물 이야기

마른 꽃대조차 멋진 식물들

1. 에키네시아(Echinacea)가 있는 풍경

꽃색이 흐려진 꽃을 잘라내면 새로운 꽃을 볼 수 있다.
꽃 마른꽃대

2. 냉초

마른꽃대
냉초잎

3. 배초향

배초향꽃
마른꽃대

■ 댑싸리가 있는 풍경
댑싸리는 1년초이긴 하나 씨앗에서 발아가 잘 되어 매해 정원 여 기 저기 등장하는 식물이다. 초록일때도 모습이 예뻐서 사랑 받 지만 물들어가는 모습과 마른 겨울 모습조차 예쁘다. 매해 여기 저기서 싹이 나오기 때문에 손길이 필요한 식물이다. 보통 초록 이 부족한 시기에는 적당히 자랄 때까지 두었다가 주변 식물들 과 어울리는 개체만 남기고 뽑거나 적당한 곳으로 옮겨 심는다. 클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 줘야 멋진 모습으로 자랄 수 있다.

댑싸리
댑싸리

글: 나정미 서울숲 도시정원사/사진: 정혜진 만화가, 사진가, 도시정원사·맨땅이어느새정원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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