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9 서울정원박람회 - 작가정원 작품리뷰
[특집] 2019 서울정원박람회 - 작가정원 작품리뷰
  • 장현숙 기자
  • 승인 2019.11.04 09:02
  • 호수 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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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어디든 동네정원, 해방촌으로 가보자

 

[월간가드닝 79호=2019년11월] 지난 10월 1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2019년 서울정원박람회’는 생활이 묻어나고 사람냄새 나는 동네에서 동네로 이어지는 정원들의 길을 엮어 ‘도시재생형’ 박람회로 새롭게 시도되었다.

그동안의 박람회가 대형공원에서 쇼가든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시민들이 찾아가는 형태였다면 올해는 동네시장과 버스정류장, 빌라화단, 폐지 공터 등 일상이 묻어있는 동네의 소소한 공간들을 직접 찾아가 동네정원사를 양성하고, 마을의 특징을 살린 정원을 조성하고, 지역의 활성화를 도우면서 동네커뮤니티가 활발해지도록 하는 생활밀착형 박람회였다.

올해 박람회의 주 무대는 남산 아래 오래된 동네 ‘해방촌’으로 정원디자이너와 조경관련 학과 대학생, 시장상인과 지역주민, 정원분야 기업까지 총 500여 명의 손길을 거친 70개의 정원이 가든로드를 수놓았다. 과거 니트 제조공장으로 가득찼던 신흥시작은 초청작가 이재연 소장의 무지개가 뜬 것 같은 정원 조성으로 다시 활기를 찾으며 방문객을 반겼다.

박람회는 7일동안 해방촌에서 시작해 남산 백범광장을 지나 서울로 7017을 걸어 만리동광장까지 발길 닿는 어디든 동네정원이 조성되어 있는 3.5km의 가든로드(garden road)가 펼쳐진 가운데 다양한 문화예술공연과 컨퍼런스, 세미나가 열렸다. 

축제는 끝났지만 해방촌에 존치되어 있는 정원들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동네정원사들과 마을 주민들이 서로 가꾸고 보듬으며 꽃을 피워나가는 그들의 정원으로 거듭날테니 말이다.

이재연 작가_ 조경디자인 린(주) 대표
남산 아래 첫마을 해방촌 신흥시장은 1970년대부터 1980년대 니트제조공장이 들어선 공업단지였다. 수작업으로 이뤄진 니트산업은 점점 기계 자동화로 인해 쇠퇴해가고 1968년 당시 현대화사업을 했던 모습 그대로 시간이 멈춰있다. 이제 다시, 예전의 부흥을 꿈꾸며 다시 한 번 무지개 빛 꿈을 꾸어 본다. 정원은 무지개 색의 실을 이용해 1960년대 번창했던 니트사업을 재현하고 함석 골판지붕에서 수조로 떨어지는 물줄기로 잔잔한 빗소리를 연출해 옛스러움을 복원한다. 또 대, 중, 소 다양한 크기의 화분을 배치하고 상부는 흰색 패브릭으로 어수선한 천장을 가리고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하부는 자연석깔기로 자연스러원 정원을 조성하고 패브릭 매트와 라탄 퍼니처가 어울리도록 구성한다.


정원수
실내식물/교목 : 해피트리, 녹보수, 오렌지자스민, 테이블야자, 뱅갈고무나무, 삼지닥나무
관목 : 남천, 무늬수국
초화 : 카랑코에, 버들잎해바라기, 클레마티스, 포인세티아, 일일초, 안젤로니아
그라스류 : 실버페더, 모우드리, 파니쿰스쿠아, 그라실리무스, 실새풀, 속새

 


 

상민정 작가_ 라마라마플라워
이태원 해방촌에 있는 버스정류장 뒤편으로 숨겨진 이 공간은 어둡고 삭막한 슬럼가로 변화하는 곳이었다. 특히 버스정류장 앞에는 보행에 위험이 있을 정도로 포장과 데크가 매끄럽지 못하고 기존 파고라 또한 노후되어 표면이 거칠었다. 고요히 어두워져 가는 이곳에 하얀 달을 띄워 밝혀주고 싶었다.
동네인 만큼 지역의 특색과 잊을 수 없는 아프고 차가운 기억들을 따뜻하고 편안한 요소들을 담아 다시 모두를 맞이하는 공간으로 바꾸으로 조성하고자 했다. 화려한 정원으로 비춰지기보다는 탐방객, 버스이용객, 동네주민을 우선으 생각하여 보행편의와 과거의 기억틀을 담을 수 있는 상징시설물을 기획했다. 김소월 시인의 시속에서 친근하고 누구나 쉽게 연상이 가능한 식재 수종을 선별하여 모두가 동네를 돌아보고 정원을 포근하게 기억하길 바란다.

정원수
교목 : 느티나무
관목 : 남천, 매자나무, 흰말채나무, 말채나무, 팥꽃나무, 진달래,
초화 : 털수염풀, 아스타, 휴케라, 호스타, 억새, 사초, 밀사초, 풍지초, 댑싸리 등

 


 

박준서 작가_ 조경설계사무소(주)엘)·김영진 작가(조형연구소 LeaF)
해당 부지는 수년전 가파른 콘크리트 계단이 지금의 데크 길로 변경되면서 생긴 자투리 녹지이다. 다양한 수목을 심어봤지만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척박한 땅이자 길이다. 주민이나 관광객 모두가 이용하는, 이동의 공간으로 찾는 목적이 다른 만큼 살고 있는 주민과 방문자의 욕구가 충돌하기도 하는 곳이다. 지금까지는 그저 걸어가야 할 길이었지만 잠시 머물 수도, 풍경을 즐길 수도 있는, 쓸모 있는 공간이 되도록 구성하고자 한다. 원래 있던 난간을 없애 녹지와 데크길을 하나로 묶고 데크길을 확장해 3단의 땅과 연결시켜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노을벤치로 먼 풍경, 가까운풍경들을 하나로 묶고 잠시 앉아 남산과 용산을 올려 다 보거나 내려다 보고 좀 더 오래 바라보는 풍경으로 깊이를 더한다. 붉은 노을이 머무는 시간, 집으로 향하는 길에 머물러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정원으로 스토리난간과 수목 등에 태양광 조명과 빗물저금통을 설치해 누구든 화단에 물을 주고 어둠을 밝히도록 했다. 또한 땅속에 묻은 센서를 통해 녹지의 상태 정보를 마을정원사가 스마트폰으로 전송받아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정원이다.


정원수
교목 : 계수나무, 삼각단풍, 감나무 / 관목 : 공조팝, 나무수국, 낙상홍, 수수꽃다리, 개쉬땅나무, 영춘화, 화살나무, 흰말채나무
초화 : 가우라, 관중, 구절초, 꽃범의꼬리, 꿩의비름, 돌단풍, 범부채, 비비추, 수크령, 아스타, 줄무늬억새, 휴케라

 



 

정주영 작가_ ㈜안팎 공동대표
해방촌의 경사를 극복하기 위한 계단이나 옹벽을 이용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정원이다. 대상지인 4m 높이의 옹벽의 수직정원은 사람을 압도하는 공간감이었다. 정원을 구성하는 세가지 요소로 덩굴지지대, 옹벽가림막, 화분받침을 계획했다. 덩굴지지대는 수직옹벽의 경관을 완화하고 시각적인 위화감을 최소화는 가장 중요한 정원요소로 계획했다. 스테인리스와이어와 이를 지탱하는 스테인리스 강봉을 사용해 시작적인 재미를 주면서 더불어 시간이 지나면서 덩굴이 자라 하늘로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옹벽가림막은 두께가 얇고 가벼운 느낌을 내면서 다양한 색상으로 쉽게 조형할 수 있는 실을 활용해 벽에 그림을 그리는 스트링아트로 계획했다. 화분은 누구나 가장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가장 작은 정원요소이다. 계단을 따라 옹벽 면에 화분을 놓을 수 있는 예쁜 화분받침대를 만들어 작은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면서 봄, 여름, 가을에는 계단에서, 겨울에는 마을정원관리사가 관리하는 형태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정원수
수수꽃다리, 떡갈잎수국, 말발도리, 장미, 좀눈향, 실새풀 브래츠트리차,
화분_실유카, 조팝 매직카펫, 꼴리풀, 세이지 등

 


김명윤 작가_ 가든어스 대표
폐기물로 가득했던 대상지는 경사지가 급하고 갈등의 요소가 큰 공간이었다. 지속가능한 동네정원이 되려면 공간 안에서 쉬어가고 감상하는 행동뿐 아니라, 전문가 교육을 받은 동네정원사들이 정원을 가꾸고 싶어하는 주민들과 함께 교육하며 유지관리하는 형태로 진행되어야 한다. 더 이상 방치되는 공간이 아닌 다양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는 공간으로 동네정원사들이 영양분이 되어 골목길에 정원문화가 뿌리내리는 공간을 구상했다. 뿌리 모양으로 벤치와 테이블 기능을 하는 해방루트 조형물과 단풍나무 그늘 아래서 동네정원사들이 실습하며 활동하는 공간 이외에도 도구펜스, 관리펜스, 빗물통 등을 만들어 정원을 누구라도 가꿀 수 있도록 필요한 공간들을 미리 계획했다.
 

정원수
교목 : 단풍나무, 산딸나무
관목 : 나무수국, 측백나무. 공조팝, 미스김라일락, 황금쥐똥, 낙상홍
초화류 : 맥문동, 수호초, 상록패랭이, 돌단풍, 할미꽃, 황화코스모스, 구절초, 원추리, 꽃범의꼬리, 옥잠화 등

 


정성희 작가_ 식물공방 대표
해방촌은 계획적으로 형성된 도시가 아니라 판자집을 짓고 덧붙이던 방식으로 만들어진 판자촌이었다. 이런 해방촌의 형성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수직적인 도시의 틈새를 정원의 꽃과 풀이라는 초록실로 기워나가고자 하였다. 과거 해방촌 상징산업인 ‘니트’산업’을 모티브로 하여 ‘해방촌의 틈을 녹색실로 깁다’는 컨셉을 가져왔다. 기존 사이트에 존재하던 텃밭은 동네분들이 만드신 공간이었다. 전선줄, 케이블타이, 빨래판, 나무판자, 벽돌등의 폐자재를 이어붙여 쪽모이 방식(쪽모이patchwork는 여러 조각을 모아 큰 한 조각을 만드는 세공 방식을 의미한다.)으로 작은 텃밭을 꾸리셨던 동네 분들의 실용원에 대한 열망을 반영하고, 동네 분들이 누리던 일상생활에서의 녹색 공간, 텃밭 공간의 맥락을 유지하고자 텃밭정원, 실용원 성격의 동네정원을 제안한다.



정원수
허브원 : 세이지, 라벤더, 램스이어, 로즈마리 / 덩굴원 : 머루, 송악
채소원 : 꽃양배추(적,녹) 공작양배추(적,녹), 은쑥, 보리사초, 실유카, 호스타, 추명국, 블루베리, 아로니아, 꽃사과
그라스원 : 자엽국수나무, 자엽병꽃나무, 융크스, 스코파리움 쇠풀, 카필라리스 쥐꼬리새(핑크뮬리) 아스타, 호스타
전면부 식재 : 베르가못(씨앗-마른꽃), 부처꽃(마른꽃), 공작양배추, 실유카, 호스타

 

글·사진 장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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