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수목생리학] 꽃의 화려한 유혹
[재미있는 수목생리학] 꽃의 화려한 유혹
  • 양형호 집필위원
  • 승인 2020.03.09 15:35
  • 호수 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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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월이다. 아직 본격적인 봄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지금 숲에는 부지런한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꽃이 복수초이다. 복수초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숲속에서 어쩌다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꽃잎을 반사판처럼 펼쳐 빛을 모와 꽃 안쪽을 따뜻하게 만드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왜 식물은 각각 다른 시기에 다양한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 것일까? 지구상에 생존하는 모든 생명의 근원은 태양의 빛이다. 창세기 1장에서도 말하듯이 태초의 생명 은 빛과 물로부터 시작되었다. 지구상에 생물 출연 순서는 다음과 같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자신의 자손을 남기려는 번식 본능을 가지고 있다. 자손을 만드는 행위를 ‘생식’이라 하며, 생물은 생식을 통해 종족을 유지하는데 이를 ‘번식’이라 말한다. 생식은 암수 생식세포의 결합 여부에 따라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으로 구분한다.

 

무성생식

 


‘무성생식’은 암수 생식세포의 결합이 없이 자손을 만드는 생식 방법으로 모체와 유전형질이 똑같은 자손이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개체군을 클론(Clone)이라 말한다.무성생식은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아메바, 짚신벌레, 돌말, 세균처럼 세포 분열이 생식이 되는데 이를 ‘분열법’이라 말한다.개구리밥과 우리가 흔히 천손초라 부르는 식물은 자신의 몸의 일부가 혹처럼 돋아나 얼마만큼 자라면 모체에서 떨어져 새로운 개체가 되는데 이를 ‘출아법’이라 말한다. 


‘균류’라 말하면 사람들은 흔히 버섯을 생각한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균류 대부분의 삶은 실핏줄 같은 균사 형태로 땅속이나 낙엽 아래 퍼져 살아간다. 그러다 서식지의 광도, 온도, 습도 등 환경이 맞으면 식물이 꽃을 피우 듯 ‘자실체’라는 버섯 형상을 만들어 갓 아래 수많은 포자를 만들고 공기 중에 분산되어 다른 곳으로 퍼지는데 이를 ‘포자생식’이라 말한다. 여름에 집 주변 잔디밭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성숙한 먹물버섯을 따서 A4 용지 위에 올려놓으면 다음날 검정 락카를 뿌려놓은 듯 까만 포자가 버섯 주변으로 퍼져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이끼류 중에 모양이 예뻐 관상가치가 높은 ‘구슬이끼’는 식물의 열매처럼 생긴 ‘삭’이라는 주머니 안에 수많은 포자를 만들어 번식한다. 대부분의 양치식물도 잎 뒷면에 다양한 모양의 포자낭을 만들어 포자로 번식을 하는데 이렇게 식물이 수많은 포자를 만들어 번식하는 방법은 에너지 낭비가 심하고 주변 환경이 발아 조건에 딱 맞아야 발아가 되는 특성이 있어 살아남을 확률이 매우 낮다. 우리나라 자생식물 중에 덩굴로 자라고 노란색으로 종처럼 생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왕과’라 부르는 식물이 있다. 왕과는 암수딴 그루 식물로 암그루에만 열매가 맺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열매를 맺지 않는 수그루만 자라는 장소에서도 해마다 왕과를 만날 수 있다. 왕과 수그루는 열매를 맺지 않지만 땅속으로 길게 기는 줄기를 뻗어 줄기 끝에 감자 같은 덩이줄기를 만들어 해마다 다른 곳에서 새로운 개체가 되어 싹을 틔우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보는 고산식물 ‘흰땃딸기’는 기는 줄기를 길게 만들고 줄기 마디마디에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 번식하는데 이것을 런너(runner)라 말한다. 이처럼 무성생식 중에 식물의 잎, 줄기, 뿌리의 일부분이 새로운 개체로 만들어지는  방법은 ‘영양번식’이라 말하는데 영양번식은 모체의 유전형질을 자손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농업이나 원예에서 우수한 품종을 유지하는데 많이 이용하는 번식방법이다.


무성생식은 생식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여 주변 환경이 좋을 때는 빠르게 번식할 수 있고 모체의 유전형질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우수한 품종 유지에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자손의 유전다양성이 떨어져 서식지 주변 환경이 생존에 불리하게 변하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떨어진다.

 

유성생식


지구 생태계는 항상 변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식물들은 한번 뿌리를 내리면 이동하지 못하고 같은 자리에서 계속 살아가야 된다. 그런 이유로 식물은 오 시간을 살아오면서 수시로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남을 수 있 는 방법을 찾아 진화하였다. 그 결과로 성이 다른 암수딴그루 식물을 만들어 서로 다른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다 생식이 가능하게 생장하면 서로 다른 생식세포를 결합하여 새로운 자손을 만드는데 이 개체는 다양한 유전형질을 있어 주변 환경이 생존에 불리하게 변해도 잘 적응하여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이처럼 암수가 구별되는 식물은 암수가 각각 생식세포를 만들고 이 생식세포가 결합하여 다양한 유전형질을 가진 자손을 만드는데 이런 생식 방법을 ‘유성생식’이라 말한다.꽃은 스스로 이동하지 못하는 식물이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최후의 생존 전략이다. 식물이 꽃을 피워 자손을 만들기 위한 생식을 위해 암수의 생식 세포가 매개되는 방법은 다양한데 소나무처럼 바람을 이용하면 풍매화(風媒花), 무궁화처럼 곤충을 이용하는 충매화(蟲媒花), 동백처럼 새를 이용하면 조매화(鳥媒花), 물수세미처럼 물을 이용하면 수매화(水媒花)라 부른다. 

 

꽃을 피우는 대부분의 현화식물은 곤충을 중매쟁이로 이용하는 충매화가 많은데 식물은 자신을 결혼시켜줄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다양한 모양의 꽃과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다. 사진으로 보는 포인세티아와 쥐다래는 곤충들에게 꽃을 크게 보이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포인세티아의 꽃은 먹이를 달라고 하는 아기 새 
주둥이처럼 생겼는데 꽃이 매우 작아 곤충들이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런 이유로 꽃이 필 무렵이 되면 꽃 주변의 잎을 붉거나 흰색으로 물들여 멀리서 보면 큰 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렇게 곤충을 유혹해 수정이 끝나면 다른 색으로 물들은 잎들은 다시 영양분을 만들기 위해 초록색으로 변해 광합성작용을 시작한다. 
산딸나무와 부겐빌레아는 꽃을 받치고 있는 포가 비대해지고 색도 꽃처럼 화려해져 멀리서 보면 큰 꽃처럼 보인다. 이 또한 작은 꽃을 크게 보이게 만들어 멀리서도 곤충들이 보고 찾아오게 유혹하기 위한 식물들의 결혼 전략이다.

백당나무와 산수국은 꽃을 좀 더 크게 보이기 위해 열매가 맺는 유성화 주변에 수정이 되지 않는 헛꽃(무성화)을 만든 전략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렇게 백당나무와 산수국처럼 헛꽃을 만드는 식물들을 이용하여 아름다움과 원예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헛꽃만 피는 ‘불두화’와 ‘수국’을 품종을 만들었다. 불두화와 수국의 꽃은 크고 아름답지만 꽃이 피어도 생식기관이 없어 열매를 맺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잎에 가려진 꽃을 곤충들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잎을 활주로처럼 열어주는 식물도 있다. 바로 찰피나무이다. 찰피나무는 많은 꿀을 가진 꽃을 피우는데 꽃이 피면 잎의 각도를 좌·우로 벌려 멀리서도 꽃이 곤충들에게 잘 보이게 만드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수정이 되면 다시 빛을 잘 받을 수 있게 잎을 펼쳐 광합성 효율을 높인다.


꽃이 크게 피는 부레옥잠 같은 식물은 곤충이 정확히 꽃가루를 운반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꽃에 접근하는 위치를 색이나 무늬로 알려주는데 이를 유인색소(honey guide)라 말한다. 곤충들은 꽃의 유인색소를 따라 꽃잎에 내려앉아 꿀을 빨면 곤충의 몸에 정확하게 꽃가루가 묻거나 암술머리에 수정하게 된다. 이 밖에도 꽃들은 수정하는 매개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꽃을 암벌의 모양으로 만드는 식물도 있다.이처럼 식물이 아름답게 피우는 꽃은 식물들이 대대손손 자손을 남기기 위해 선택한 지혜로운 번식 방법이다. 그렇다면 아주 오래전 꽃이 없던 식물은 자신의 어떤 기관을 변화시켜 꽃으로 만들었을까? 그건 바로 식물의 잎이다. 식물은 잎의 일부를 생식이 가능한 꽃으로 변화시켰다. 그런 이유로 사진으로 보는 것처럼 원식적인 꽃은 잎과 꽃잎이 구별이 잘되지 않는 형태로 꽃을 피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식물의 꽃은 다양한 방법으로 매개체를 유혹하여 수정으로 종자를 만들어 종을 번식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결국 꽃이수정이 되어 열매를 맺게 되면 꽃의 기능은 사라지게 되는데 스파티필룸이나 수국 같은 식물은 꽃이 져도 시들거나 사그라들지 않고 영양분을 만들기 위해 초록색으로 광합성작용을 시작한다. 꽃은 잎의 기능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꽃은 개화기가 1주일 남짓으로 길지 않아 전시 기간이 짧은데 스파티필룸이나 수국처럼 꽃이 져도 꽃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식물은 오랫동안 전시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식물이 서로 다른 생식세포가 결합되어 새로운 자손을 만들 듯 사람도 성이 다른 남녀가 결혼을 통해 만나 자손을 만들어 종을 유지한다. 그런데 사람은 식물들과 다르게 이혼이란 제 도로 서로 합의하에 헤어지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이혼 사유로는 ‘성격차이’를 꼽을 수 있다. 사람들이 이성을 처음 만날 때는 서로 성격이나 공감대가 잘 맞는 사람을 선택한 것 같지만 사실 사람도 본능적으로 자신보다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자손을 만들기 위해 자신과 가장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고 끌리게 되는 것이다.

결혼을 하고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부부간의 성격차이로 의견 충돌이 생길 때 식물들이 그러하듯 부모보다 더 훌륭하고 멋지게 성장할 자녀를 위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인내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이는 자연이 사람에게 일러주는 지혜롭고 현명한 생존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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