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장미 정원 가꾸기] 영국 올브라이튼 정원
[열두 달 장미 정원 가꾸기] 영국 올브라이튼 정원
  • 김욱균 집필위원
  • 승인 2020.04.16 09:52
  • 호수 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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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게 유명 장미 정원 답사

 

농부의 아들로 영국 중부 지역 슈롭셔에서 태어나 2018년 12월에 타계한 데이비드 오스틴 시니어는 1950년대 장미 농부의 길을 가면서 유명한 정원가 그래함 토마스(Graham Stuart Thomas)의 도움으로 고전 장미에 관한 많은 정보와 도움을 받는다. 현대 장미 보다 고전 장미에서 장미의 아름다움에 매료되기 시작한 오스틴은 고전 장미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현대 장미의 육종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섰다고 평가받는다. 1961년 첫 데이비드 오스틴 장미인 콘스탄스 스프리(Constance Spry)를 시작으로 1983년 그래함 토마스 장미가 첼시 플라워 쇼에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데이비드 오스틴(David C.H. Austin)의 평생의 흔적과 그를 도와 농장을 일구고 정원을 가꾸어 온 그의 아내 팻 오스틴(Pat Austin)의 열정과 내조, 데이비드 오스틴 장미회사의 성과를 올브라이튼 데이비드 오스틴 로즈 가든은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뿐 아니라 오스틴 로즈 가든은 유능한 장미 정원사 마이클 메리어트(Micheal Merriott)가 연출한 마스터피스라고 할 수 있다. 


올브라이튼(Albrigton)은 영국 슈롭셔(Shropshire)지방의 울버햄턴( Wolverhampton)에 위치하고 있는 조그마한 마을이다. 영국의 중부 지방인 이곳은 버밍엄에서 북서쪽으로 그렇게 멀지  않다. 슈롭셔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지역으로 영국의 중세 튜더(Tudor) 시대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인근의 워릭셔주, 북쪽의 더비셔 지역 모두 자연 경관이 빼어난 영국의 명소들이며 찰스 다윈의 고향과 산업혁명을 시발한 아브람 다비의 고장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이 아름답고 인상적인 올브라이튼의 장미정원을 방문했을 때, 정원에서 받은 첫 느낌은 로즈 가든의 효시라고 회자되는 영국 조경가 햄프리 랩턴(Humphry Repton)의 로자리움(Rosarium)과 그래함 토마스의 걸작 모티스폰트 수도원의 벽면정원(Walled Gardens)이 연상됐다. 특히 이 정원의 월 가든은 모티스폰트나 시싱허스트 캐슬가든(Sissinghurst Castle Garden)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았고 자연스레 두 정원에 관여한 그래함 토마스가 떠올랐다.


올브라이튼 정원은 네 가지 다른 양식의 장미 정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8,000 평방미터 규모의 formal layout 형식이다. 네 가지 양식의 장미 정원은 각각 롱 가든(Long Garden), 빅토리안 가든(Victorian Garden), 르네상스 가든(Renaissance Garden), 라이온 가든(Lion Garden)이라 불린다.

롱 가든은 올브라이튼 정원에 길게 쭉 뻗어 있으며, 전체 정원 중에 가장 규모가 큰 정원일 뿐만 아니라 정원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롱 가든 옆으로 나란히 빅토리아 정원, 르네상스 정원, 라이온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롱 가든은 길이 85m, 넓이 25m의 규모이며 세 정원 사이에는 이중 장미 보더(double rose border)가 조성돼있다. 반대편 쪽에도 같은 양식의 보더를 두고 중앙에는 긴 산책로가 나있다. 양쪽의 border는 약 2m 정도의 넓이를 두고 있으며 중앙 산책로의 끝부분에는 소녀 조각상을 두어 시선이 그 지점에서 멈춘다. 

롱 가든의 중앙 산책로는 벽돌을 깔고 사이엔 잔디를 심었으며 보더의 끝 부분에 주목으로 낮은 울타리를 만들고 덩굴장미를 올려 나뉜 창문이 연속적으로 세 정원 사이를 잇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빅토리아 가든은 롱 가든의 왼쪽 끝단에 세 개의 동심원의 경계를 만들고 바깥쪽이 크고 중심으로 들어가면서 점진적으로 작아지도록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각각 원형의 경계는 여섯 칸으로 나눠 작은 통로를 내 마치 수레바퀴의 살을 연상케 했다. 


이는 프랑스 라이 로즈가든, 뉴욕의 패기 록펠러 로즈가든 같이 랩턴의 로자리움에서 착안된 방사형 로즈 가든의 전형으로 보여진다. 빅토리아 정원은 밖으로 아치를 세우고 덩굴장미를 올렸는데, 이 양식도 햄프리 램턴의 로자리움 디자인을 연상시킨다. (2월호에서 햄프리 랩턴과 라이(L'Hay) 장미원을 소개하였다)르네상스 가든은 올브라이튼 정원의 중심에 해당한다. 길게 늘어선 롱 가든 옆에 붙어 조성된 세 개의 정원 중 중앙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깥으로는 라이온 가든 안쪽으로는 빅토리아 가든이 있다. 


정원에 들어서면 1.5m 넓이의 수로 같은 연못이 길게 뻗어 있으며, 가장자리는 석재와 장미를 어우러지게 하여 돌 위에서 장미가 뒹구는 느낌이다. 그리고 간간이 장미가 수로의 물 위에 비치는 모습이 낭만적이다. 연못의 끝에는 돌고래 조각상이 물을 쏟아내, 정원 전체에 역동성이 가미된다.

라이온 가든은 네 정원 중에서 가장 화려한 정원이다. 다양한 종류의 장미와 숙근초, 일년초, 클라마티스 등을 공영 식재하여 높낮이와 색상, 형태와 질감이 조화를 이루도록 자연스럽고 다양하게 조성해놨다. 특히 하부 식재의 구성에서 모티스폰트 (Mottisfont Walled Garden)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균형감과 미학적인 경관을 내면서도 다양하면서 고상한 화려함으로 정원이 꾸며져 있어 이곳을 찾는 많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정원에 방문한 것은 최고의 경험이었다. 정원에는 부속된 가든 숍, 두 개의 식당, 기프트 숍이 있다. 데이비드 오스틴은 장미 테마 상품, 도자기, 문구류, 서적, 정원용품 등 다양한 판촉 사업의 영역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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