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세밀화] 보리수나무
[식물세밀화] 보리수나무
  • 백희순 작가
  • 승인 2020.04.16 10:23
  • 호수 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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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eagnus umbellata Thunb.

 


국립수목원의 세밀화 용역으로 내겐 보리수나무가 배정됐다. 도회지에서 나고 자란 내게 식물 세계는 새로운 감동을 준다. 보리수나무의 열매로 맛있는 청이나 잼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의외로 산에서 눈에 자주 띈다는 것에 놀랐다. 

그림을 위해 보리수나무에 대해 조사하고, 검색하고, 책을 뒤져 공부하면서, 또 식물을 찾아 들여다보면서 알게 된 보리수나무의 포슬포슬한 잎, 앙증맞은 꽃 모습, 현미경을 통해 본 선모(잎에 난 별모양의 털), 발갛게 익는 예쁜 열매는 이 모습들은 가까이서 본 적 없던 내겐 신세계와 같았다. 


나무를 가까이 하고 살피니 애정이 샘솟아 다른 사람들도 보리수나무를 쉽게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도를 잡고 열심히 그렸다. 만일 이 그림을 본 누군가가 봄날 산길을 걷다 꽃이 핀 보리수나무 곁을 지난다면 잠시 발을 멈추길 바란다. 그 꽃향기는 정말 달콤하고, 기분좋은 순진한 아쉬움이 남기기 때문이다.


보리수나무에 관한 오해


‘뜰’보리수나무와 보리수나무의 상관관계

보리수나무와 뜰보리수나무는 다른 것이다. 보리 수나무는 우리나라의 산기슭에 흔하며 5~6월에 꽃이 피고, 늦가을에 열매가 익는다. 반면, 뜰보리수나무는 일본 원산지로 관상수로 들여온 나무이고, 4~5월에 꽃이 핀다. 또한 6월에 열
매를 맺는다. 보리수의 꽃자루는 뜰보리수의 꽃자루에 비해 아주 짧아서 거의 나무에 붙어있고, 열매도 짧게 달린다. 그러나 뜰보리수는 열매가 길게 대롱대롱 달린다. 물론 보리수나무의 열매가 더 달고 맛이 진하다.


석가모니는 ‘보리수나무’ 아래서 득도했나?

석가모니는 인도보리수나무 아래서 득도했다. 그러나 ‘인도’ 보리수나무 역시 국내 자생하는 보리수나무와 다른 종이다. 인도보리수나무는 해외에선 보트리(Bodhi tree)로 불린다. 산스크리트어로 ‘Bodhi’는 깨달음을 의미하는 단어로, ‘보리’로 발음한다. 이것이 인도보리수나무가 ‘보리수나무’라 불리게 된 이유다. 이 나무는 인도가 원산지고, 뽕나무과로 크기가 큰(10~17cm) 하트모양의 잎이 인상적인 나무다. 실제로 보면 외관이 전혀 다르고 우리나라에서는 자생하지 못한다. 


인도나 동남아 국가의 사원에는 이 보리수가 많이 심겨있다. 이처럼 국내 자생중인 보리수나무가 석가모니의 ‘보리수’와 구별되기 위해, 꼭 우리의 ‘보리수나무’로 불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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