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는 장미 문화, 장미 정원] 장미의 도시 일본 후쿠야마
[다시 찾는 장미 문화, 장미 정원] 장미의 도시 일본 후쿠야마
  • 김욱균 집필위원
  • 승인 2020.05.19 13:07
  • 호수 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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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쿠야마 공습과 장미 마을 조성

일본의 히로시마현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인구 50만의 도시 후쿠야마는 사계절 온난한 기후와 풍요한 자연을 가지고 있는 도시이면서 일본 제철 산업의 중심지이다.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미국을포함한 연합국은 일본의 항복을 종용하지만일본은 항복하지 않았다. 마침내 1945년 미국은 일본에 두 개의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한다. 당시 히로시마 시는 일본군 통신 및 병참 기지로 일본의 주요 군사 근거지였다. 8월 6일 히로시마 시에 한 개의 원자폭탄을떨어뜨렸고, 8월 8일 후쿠야마 시는 공습을받는다. 그리고 8월 9일 나가사키 시에 나머지 한 개의 원자폭탄을 떨어뜨렸다. 일본은바로 항복을 선언하고 전쟁은 종료된다.

공습을 받은 후쿠야마는 도시의 80%가 소실된다. 전쟁의 폐허와 상처가 만연되어 있던 주민들은 1950년대 중반, 평화와 희망의마음을 담아 후쿠야마의 남쪽 지역에 장미묘목 1,000주를 심는다. 장미를 키우자는 주민의 열의는 점차 주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 작은 일이 장미 마을 만들기의 시작이 되었다. 장미를 심은 그 장소는 현재의 후쿠야마의 대표 장미 정원이 되었고후쿠야마는 장미 마을을 넘어서 장미의 도시로 발돋움을 하게 된다.

2. 마을 만들기 성공 사례

풍요로운 마을, 평화로운 미래를 향한 생각을 장미에 담아, 황폐한 마을에 활력을 주고 마음의 온화를찾고자 주민들은 자신을 아끼지 않으며 장미는 전후(戰後) 부흥의 희망의 등불이 되어, 혼미기를 극복하는 큰 원동력이 된다.장미 심기 봉사, 장미 관리 교육, 장미 보급 등 다양한 부문에 자원 주민 조직이 활동을 전개하였다.그 활동의 하나로 생긴 장미전은 거듭 발전을 하여 1971년, 지역의 최대 축제인 후쿠야마 장미축제가되었다. 장미마을 조성에 대한 열의는 전국적으로 인정되어 1968년 전국 아름다운 마을 조성 최우수상을수상하였고 시의 행정적 지원 체계와 제도를 정비하고 본격적으로 장미 도시로서의 후쿠야마를 계획하게 된다.

3. 로즈 마인드 운동과  장미 마을 만들기

액션 플랜 후쿠야마의 장미 마을 만들기 운동의 기준이 된덕목은 로즈 마인드(Rose Mind)이다. 배려, 온정,협력의 키워드로 구성된 로즈 마인드에는 감동을만드는 힘이 있다고 믿고 있다. 사람에 대한 존중, 온화한 마음가짐, 서로 돕는 자세를 뜻하는 것이다. 후쿠야마 시는 시의  100주년을 맞는 해 2010년 100만주의 장미 마을 실현을 목표로 ‘장미 액션플랜’을 제정한다. 각종 단체 위원과 시민공모위원이 선출되어 ‘100만주 장미 시민 회의’를 개최하고 장미 심기 운동을 전개했다. 캠페인과 함께 식재 장미의 관리는 도로 주변의 상가와 지역 주민들이 맡았다.

2015년 후쿠야마 시는 ‘후쿠야마 시 장미 마을 조례’를 제정하였다. 2016년 100만주장미의 도시가 구현되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민들이 장미에 대한 마음을 공유하는 목표가 실현된다.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에도, 백화점에서도, 거리의 간판에서도 장미는 도시의 정체성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고, 장미 과자, 화장품, 기념품 등 다양한 산업을 형성한다.  또한 2018년, 세계 장미인의 제전이라고 할수 있는 2024년에 개최되는 20회 WFRS World Rose Convention을 유치하여 명실상부한 세계적 장미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World Rose Convention은 세계장미회(WFRS)가 3년에 한번 개최하는국제회의로 로자리안, 장미 연구가, 장미 육종회사 등이 함께하는 WFRS의 중요한 행사이다. 후쿠야마 시는 이와 연계하여 RoseExpo(가칭)를 개최할 예정이다.

3. 철(鐵)과 장미의 인연 - 후쿠야마 시와 포항시, 제철(製鐵)의 도시 에서 장미의 도시로

후쿠야마 시는 1979년 우리나라의 포항시와우호도시협정을 체결한다. 올해까지 41년을이어오고 있는 교류는 공무원 파견, 청소년스포츠 교류, 문화 교류 등 다양한 행정 분야 뿐만 아니라 양 도시의 축제를 이용한 문화예술 등 민간 교류도 활발히 하고 있다.양 도시는 인구 규모의 유사성도 있지만 제철의 도시라는 공통점이 있다. 후쿠야마는서일본의 제철 산업의 중심이고 포항은 포항제철(포스코)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이 두 도시 간에는 장미의 인연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후쿠야마를 방문할 때 느끼곤 한다. 두 도시는 시의 꽃으로장미를 제정하고 있다. 포스코의 사화(社花)도 장미다. 포스코에는 장미를 심은 흔적이 있고 예전에는 많은 장미가 식재되어 있었다고 한다. 후쿠야마가 자랑하는 세계 유수의 JFE 서일본제철소에는 입구부터 장미가 즐비하게 심겨있다. 또 도시모두 장미의 도시를 구상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이러한 배경이 두 제철도시 간에어떤 장미 문화로 이어진 인연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한다.

 

4. 청암(靑岩) 박태준 포철 창립자의 장미 사랑

포항제철을 창립한 고 박태준 회장은 지독한로자리안이었던 것같다. 그 일화로 따님 박진아씨의 회고를 소개한다. “아버지께서 가장 좋아하셨던 향수가 크리스찬 디올 조이 (Christian Dior Joy)였습니다. 왜냐하면 Joy가 장미에서 추출된 향을 지니고 있답니다. 그래서 비록 여자 향수이지만, 간혹 외출 시 Joy를 옷에 뿌리시고 나가셨던 것 같아요.”포스코가 설립될 때 사화(社花)로 장미가 선정된다. 포스코의 전 임원 이대공 부사장은 “초창기 임원회의에서 회장님이 철조망으로 세운 공장 펜스에 철조망 대신 장미를 심으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철조망은 너무볼품이 없고 삭막한 느낌을 주니, 장미를둘러 심으라는 말씀이시지요. 장미가 가시가 있어 사람들의 접근이 쉽지 않고, 꽃이 예쁘니 보기가 좋고, 공장의 어두운 분위기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그런 지시를 하셨습니다.” “공장담장에 심은 장미는 여러 종류로 다양한 모습을 나타냈었지만, 장미꽃색은 흑장미와 백장미로만 하도록 말씀하셨습니다. 주택 단지에도 장미꽃밭을 만들고, 울타리를 장미로 꾸몄지요. 어떤 길에는 아치를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로 장미가 자라오르는 경관은 정말 멋진 모습이었어요! 장미의 향기가 자연스럽게 주위를 가득 채웠죠!” 당시를 회상하는 이 전 부사장은 지금은 볼 수 없는 그 시절 추억을 그리워했다.

특별한 날, 박태준 회장은 부인께 꼭 장미꽃을 선물하곤 했는데 젊은 시절부터 장미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장미는 꽃 중의 여왕이야! 장미의 매력은 가시에 있어!” 평소과묵한 성품의 박태준 회장은 많은 이야기를 남기진 않았지만 장미에 특별한 열정을가진 로자리안였음이 틀림없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결혼했을 당시에도 아버지는 장미 얘기를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특히 흑장미를 좋아 하셨지요. 신일본제철로부터 영향을 받으셨는지는 잘 모르신다며, 워낙 젊었을 때부터 장미를 좋아하셨고연구도 많이 하셨답니다.” “장미에 관한 서적을 많이 읽으셨는데, 한국에서 구입하기가 쉽지 않아 일본에서 10여권을 주문해 탐구하셨다고 합니다. 일본에 나가 계실 때가 있었는데, 매주 5일장에 가셔서 장미를 구입해 거주하시던 아파트에 꽂아 놓으셨다고 합니다.” 청암 회장의 장미에 관한 짧은 일화를 소개하는 따님도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장미에 대한 열정이 특별했던 청암회장이 특별한 날에 부인께 선물한 장미는 분명 붉은 장미였을 것이다. 붉은 장미는 존경과 사랑, 그리고 용기를 은유한다. 굳이 표현은 아니 하더라도“My Love is like a Red, Red Rose” 같은 열정을 담고 있었을 것이다. 

청암 박태준회장은 젊은 시절부터 장미를 좋아 했었기 때문에 철과 장미로 이어지는 후쿠야마와 포항 두 도시의 교류에 각별한 친밀감을 가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수 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알 수 없지만 포항, 후쿠야마, 포항제철, 일본제철 간에는 장미의 고리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이런 인연이 장미의 언어로 표현되면 좋을 것이다. 영국 장미 ‘아브람 다비’(Rosa‘Abraham Darby’)는 영국의 제철 산업과산업 혁명을 상징하고 있다.미국 장미 ‘스테인레스 스틸‘(Rosa ‘StainlessSteel’)은 장미 이름으로는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철의 유용성과 곡선의 유연함을 의미하는 장미로 1991년 육종된 담자색의 아름다운 하이브리드 티 장미이다. 장미 문화의생성과 결실이 장미로 기억되면 공감이 더해질 것이다.

 

5. Rose Way- 포항, 장미 도시를 구상하다!

포항시의 장미와의 인연은 포스코, 후쿠야마 등 여러 곳에 흔적을 두고 있다. 이런 오랜 세월의 인연이 장미 문화로 형성되어이제 포항은 장미도시로 도약을 준비하고있다. 그동안 국내의 여러 지자체에서 설립하고 조성하고 있는 장미 공원, 장미 거리의 개념을 넘어서는 도시의 브랜드와 정체성을 장미의 기반으로 재구성한다는 구상이다.

시화인 장미를 매개로 ‘포항의 새 희망 Green way, 천만송이 장미향 가득한 Roseway’로 비전이 설정되고, 실행을 위한 전략과 액션 플랜이 만들어 지고 있으며 장미핵심구역 공간구상이 진행되고 있다.독일의 상하우젠, 미국의 포틀랜드, 일본의후쿠야마, 중국의 난양(南陽) 같은 산업과 문화가 장미를 중심으로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효과를 최대화 할 수 있는 장미의 도시, 포항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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