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이야기]5월 입하(立夏)를 알리는 전령사, ‘붓꽃’
[숲 이야기]5월 입하(立夏)를 알리는 전령사, ‘붓꽃’
  • 양형호 집필위원
  • 승인 2020.05.21 14:01
  • 호수 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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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의 어원 및 분류

붓꽃은 붓꽃목 붓꽃과 식물로 대부분은 다년생 초본이지만 드물게는 1년생 초본의 형태를 가지기도 하며 일부는 관목 형태의 붓꽃도 있다. 붓꽃은 꽃봉오리가 먹물을 머금은 붓을 닮아 ‘붓꽃’이라 부른다. 학명은 (Iris sanguinea Donn ex Horn)인데 여기서 속명 ‘Iris’는 라틴어로 ‘무지개’란 뜻이다. 이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전령이자 심부름꾼, 그리고 무지개가 의인화된 여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붓꽃의 꽃말은 비 내린 뒤 운이 좋아야 보이는 무지개처럼 ‘기쁜 소식’, ‘신비 로운 사람’이다. 붓꽃과는 극지를 제외한 전 세계에 약 90속 1,500 여 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적도 남쪽이 중심지로 대부분의 종(45속 900여종)이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범부채속 1분류군과 특산종인 노랑붓꽃을 비롯한 17 분류군의 자생종이 있으며 이 외에 귀화종으로 노랑꽃창포, 등심붓꽃, 몬트부레치아 등이 있다.

붓꽃의 뿌리는 대부분 지하에 근경이나 구경 또는 인경이 있는 여러 해살이풀이며 잎은 난초 잎처럼 칼 모양이며 꽃은 3장의 바깥쪽 꽃잎, 3장의 안쪽 꽃잎, 3갈래로 갈라진 암술대와 1개의 수술이 있다. 열매는 삭과로 내부는 3개의 방으로 나눠 있고 각각 1~2열의 많은 씨가 들어있다. 꽃은 파란빛을 띤 자주색이 제일 많으나 속명에서 알 수 있듯이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의 꽃을 피운다. 많은 육종으로 다양한 품종이 있으나 다음과 같이 크게 4계통으로 나눈다.

뿌리의 형태에 따라서 비늘줄기 종과 뿌리줄기종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저먼아이리스 계통은 뿌리줄기종, 나머지 3계통은 비늘줄기종에 속한다. 우리나라 자생 붓꽃은 모두 뿌리줄기종이다.

붓꽃의 이용

국내에서는 아름답고 지역 적응성이 뛰어난 많은 붓꽃 자생종이 있지만, 일부 자생식물 생산 농장에서 원종 위주로 소규모 재배를 하고 있을 뿐 대부분 붓꽃 화훼시장은 화려한 수입 품종에 의존하고 있다. 붓꽃은 꽃 색이 다양하고 종마다 크기와 생육 형질이 달라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는데, 구근아이리스는 수명은 짧지만 가을에 심어 5~6월에 절화로 생산되어 꽃꽂이 소재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각시붓꽃, 노랑붓꽃, 금붓꽃, 난쟁이붓꽃 등 키가 작은 단간종은 분경소재로 활용하면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할 수 있으며 화단 적응력이 좋은 붓꽃, 대청부채, 범부채, 독일붓꽃, 타래붓꽃 등은 화단이나 조경 식재용으로 이용한다.물 적응성이 좋은 꽃창포, 노랑꽃창 포, 제비붓꽃, 부채붓꽃 등은 최근 하천의 오염을 방지하고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한 생태공원의 경관 연출과 수질정화식물로 이용할 수 있다.

붓꽃의 증식은 종자나 포기나누기로 가능하다. 단간 종들은 결실률 (열매가 달리는 비율)이 좋지 않아 종자를 얻기가 쉽지 않다. 반면 키가 크게 자라는 종들은 비교적 쉽게 종자를 얻을 수 있다. 대부분의 붓꽃 종자는 종피가 딱딱하고 겨울을 지낸 것처럼 저온처리가 되어야 발아율이 높아진다. 저온처리에 필요한 냉장고가 없다면 종자 수집 후 바로 파종해서 저면관수가 되는 물이 항상 고이는 습지에 내버려 둬도 다음 해 봄에 잘 발아된다. 저면관수로 발아된 어린모는 뿌리가 약하기 때문에 잎에 활력이 생기면 적당히 건조를 시켜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어 이식하는 게 생장에 좋다. 부채붓꽃이나 제비붓꽃처럼 물을 좋아하는 붓꽃은 다음과 같이 관리 하면 관수가 편하고 어렵지 않게 관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붓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키가 작은 단간종을 살펴보자.

 

1. 각시붓꽃 (Iris rossii Baker)
양지바른 산기슭에 자라는데 전국 각지 숲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흔히 식물 이름에 ‘각시’라는 접두사가 붙으면 식물체가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는데 필자는 ‘각시’라는 이름은 갓 시집온 각시처럼 예뻐서 붙인 이름이라 생각한다. 왜냐 하면 가을에 분홍빛 기다란 꽃다발처럼 아름답게 피는 ‘각시취’는 절대 키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각시붓꽃은 흰색으로 피기도 하고 잎 폭이 넓은 넓은잎각시붓꽃 (Iris rossii var. latifolia J.K.Sim & Y.S.Kim) 도 있다.

 

2. 금붓꽃 (Iris minutiaurea Makino)
금붓꽃은 특이하게도 경기도 일대 물가나 산지에만 자란다. 잎 가운데 불룩하게 튀어나온 중륵이 있고 한 개의 꽃대에 한 개의 꽃을 피운다. 숲에서도 가끔 만날 수 있는데 그늘진 곳에서는 꽃을 피우지 않는다. 꽃이 노란색이라 ‘금붓 꽃’이라 부른다.

 

3. 난장이붓꽃 (Iris uniflora var.caricina Kitag.)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키가 아주 작은 붓꽃이다. 난장이붓꽃은 강원도 이북 높은 고산 능선에 자생하고 있어 만나기 쉽지 않은 붓꽃이다. 4cm 정도 포로 둘러싸이지 않는 꽃대가 있는 게 솔붓꽃과 다르다. 식물 국명 정리할 때 한 번쯤 이름을 표준어인 ‘난쟁이붓꽃’으로 바꿀 필요성이 있는 붓꽃이다.

 

4. 솔붓꽃 (Iris ruthenica Ker Gawl.)
중부 이남 양지바른 풀밭에 자란다. 주로 양지바른 무덤가에서 잘 자라는데 난장이 붓꽃처럼 키가 작지만 꽃대가 포로 둘러싸여 보이지 않는 게 난장이붓꽃과 다르다.

 

5. 노랑붓꽃 (Iris koreana Nakai)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전라도에만 자생하는 붓꽃이다. 한 개의 꽃대에 두 개의 노란 꽃을 피우는 게 특징이다. 꽃이 아름 답고 종 보존 가치가 있어 대량증식 및 보급이 필요한데 환경부 멸종위기 식물 2급 으로 지정되어 있어 함부로 재배할 수 없는 식물이다.

 

6. 노랑무늬붓꽃 (Iris odaesanensis Y.N.Lee)
백두대간 능선부에 자라는 북방계 붓꽃 으로 흰색 꽃잎에 노랑무늬가 들어 있어 ‘노랑무늬붓꽃’이라 부른다. 꽃이 보라색인 ‘보라노랑무늬붓꽃’, 꽃잎에 노랑무늬가 없는 ‘흰노랑무늬붓꽃’ 등 다수의 품종이 있다. 노랑붓꽃처럼 한 개의 꽃대에 두 개의 꽃을 피운다. 전체적으로 꽃은 흰색으로 보이는데 ‘금붓꽃’과 반대되는 이름으로 ‘노랑무늬붓꽃’ 보다는 ‘은 붓꽃’이라 이름 짓는 것도 좋았을 것 같은 붓꽃이다.

 

7. 붓꽃 (Iris sanguinea Donn ex Horn)
붓꽃 기본종으로 꽃봉오리가 먹물을 머금은 붓을 닮아 ‘붓꽃’이라 부른다. 전국 각지 들판이나 산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꽃으로 건조하거나 습한 곳을 가리지 않고잘 자란다. 원예시장에 유통되는 시베리카 붓꽃(Iris sibirica) 품종은 우리나라 자생 붓꽃과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8.부채붓꽃 (Iris setosa Pall. ex Link)
높이 1m 이상 자라는 대형 붓꽃이다. 잎이 부챗살처럼 펼쳐져 있어 ‘부채붓꽃’이라 부른다. 물을 좋아하는 붓꽃이지만 뿌리가 물에 침수하기보다는 물이 드나드는 물가에 심으면 잘 자란다. 생육이 좋은 개체는 한 포기에 100개가 넘는 꽃을 피우기도 한다.

 

9. 대청부채 (Iris dichotoma Pall.)
연평군 대청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대청 부채라 부른다. 실제 자생지를 가보면 바닷가 척박한 절계지에 붙어 자란다. 발아가 잘 되는 종으로 건조하고 배수가 잘되는 곳에 잘 자란다. 보라색으로 피는 꽃은 특이하게도 오후 4~5시쯤 일정한 시간이 되어야 피는데 딱 하루만 피는 하루살이 꽃이다.

 

10.범부채 (Belamcanda chinensis (L.) DC.)
범부채는 붓꽃과 같은 Iirs속은 아니지만 붓꽃과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잎이 부채를 닮고 꽃이 범의 무늬처럼 얼룩이 있어 ‘범부채’라 부른다. 국내에 자생종이라 하는데 필자는 아직 야생에서 한 번도 만나지 못하고 화단에서만 접한 꽃이다. 노란색으로 꽃을 피우는 범부채도 있다. 범부채도 대청부채처럼 꽃은 하루만 피고 꽈배기처럼 말린다.

 

11. 타래붓 (Iris lactea var. chinensis (Fisch.) Koidz.)
동해나 서해 해변 언덕에 주로 자란다. 가느다란 잎이 타래처럼 꼬여 있어 ‘타래붓 꽃’이라 부른다. 꽃이 아름답고 건조한 곳에서도 잘 자라 정원 구성에 유용함이 많은 붓꽃이다.

 

12. 제비붓꽃 (Iris laevigata Fisch. ex Turcz.)
북방계 식물로 습지형 붓꽃으로 국내에 자생하는 붓꽃 중에 내수성이 가장 강한 붓꽃이다. 늪에서는 뿌리를 땅에 내리지 않고 서로 엉겨 붙어 물 위에 떠서 자랄 수도 있다. 백두산 주변 습지에 흔하게 자라지만 국내에서는 자생 지와 개체수가 많지 않다.꽃이 크고 아름다워 연못이나 생태하천 조성에 유익한 식물이지만 환경부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되어 재배를 위해서는 관련 기관 허가가 필요하다.필자가 수년 전 사진 속자생지에서 제비붓꽃 종자를 수집하다 수초에 가려진 늪에 빠져 죽을 뻔한 아픈 사연이 있는 붓꽃이다.

 

13. 꽃창포 (Iris ensata var. spontanea (Makino) Nakai)
제비붓꽃처럼 습지형 붓꽃이다. 엔사타(ensata) 계열인데 꽃이 크고 아름다워 다양한 품종이 육종되어 있다. 제비붓꽃처럼 내수성이 좋아 수경 공간 조성에 중요한 정원 소재다. 종소명의 ‘ensata’는 꽃창 포의 잎이 칼처럼 예리하다는 뜻이다.

14. 노랑꽃창포 (Iris pseudacorus L.)

유럽 원산으로 도입종이다. 아름다운 자생 붓꽃도 많은데 안타깝게도 노랑꽃창포를 공급하는 조경회사가 많아 최근 조성되는 생태하천 이나 연못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붓꽃이다. 자생 붓꽃과 달리한 개의 꽃대에 여러 개의 꽃을 피운다.

15. 독일붓꽃 (IIris x germanica L.)

유럽 원산으로 다양한 품종이 육종되어 있다. 수염뿌리를 가지는 자생붓꽃과 달리 덩이줄기를 가지고 있는데 물 빠짐이 좋고 건조한 곳에서 잘 자란다. 심을 때는 덩이줄기가 반쯤 드러나게 심어야 덩이줄기가 잘 썩지 않는다. 내한성이 좋아 최근 정원 화단에 많이 심는 붓꽃이다.

누구의 열매일까?

 

사진 속의 열매는 대청부채와 범부채 열매가 빠져 있는데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붓꽃속 열매들 사진이다. 붓꽃은 여러 개의 방을 만들어 각각에 종자가 들어있고 끝이 벌어져 산포가 되는 삭과인데 사진으로 보는 것처럼 붓꽃의 종류마다 열매의 형태가 모두 다르다. 구독자중에 사진 속 붓꽃 열매 이름을 모두 맞힐 수 있는 분이라면 당신은 분명히 야생화 고수이다. 이상으로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붓꽃들을 살펴보았는데 자료 사진으로 본 것처럼 우리나라 자생 붓꽃도 꽃이 크고 화려하여 충분히 수생식물 소재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필자는 가드너 일을 하는 동안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모든 붓꽃과 함께 일본 카모 꽃창포원처럼 다양한 꽃창포를 군락으로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아이리스원을 만들어 보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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