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식물원에 산다] 7월, 식물들의 여름나기 방법들
[나는 오늘도 식물원에 산다] 7월, 식물들의 여름나기 방법들
  • 이정철 집필위원
  • 승인 2020.07.03 17:01
  • 호수 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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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풀
톱풀

 

어느덧 여름의 한 가운데 와 있다. 사람들은 더위를 이기기 위해 너도나도 다양한 물건과 가전제품 등을 이용해 더위를 피해 보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항상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식물들은 자연 생태계에서 나름대로 저마다의 방법으로 생존하는 법을 터득한다.

수생식물 

여름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식물인 수생식물은 지구상에 약 2%정도 차지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약 180여 종만이 서식한다.
수생식물은 식물 간의 경쟁을 피해 물속에서 살아가지만 다른 육상식물들에 비해 통기조직이 발달되어 비교적 원활한 산소를 물속에서 이온 상태로 흡수한다.
그러나 6월부터 8월까지의 한여름은 수온의 상승으로 원활한 산소를 얻기가 어려워져 수생식물들도 나름의 생존전략을 추구한다. 
연과 수련은 잎의 크기를 넓게 해 복사열을 최대한 반사 시켜 수온을 낮춘다. 부레옥잠, 물상추, 통발 등은 많은 동족의 개체수를 번식시켜 물 표면을 넓게 덮어 수온이 오르지 않도록 조절하며 산소공급이 원활하게 한다. 그래서 수생식물의 경우에는 흐르는 물에는 잘 살아갈 수가 없다. 

 

큰꿩의비름
큰꿩의비름

여름에 피는 꽃들 

여름에 피는 꽃들은 특징적인 구조로 돼 있다. 이런 특징은 식물 생존의 목표인 수정과 밀접하다.
대체적으로 여름에 피는 꽃들은 에키나시아, 톱풀, 큰꿩의비름, 섬백리향, 산수국, 기린초 등과 같이 저마다의 꽃들이 서로 이웃하며 자란다. 비행으로 피로해진 벌과 나비들을 위해 손쉽게 꿀을 모으라는 일종의 형태변화로, 많은 꽃이 다층으로 분포한 것에 비해 훨씬 꿀을 모으기가 좋다. 결국 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은 남들보다 먼저 수정을 하기 위해서 꽃을 피웠다면 여름에 피는 꽃은 벌을 위해 유혹하기에 좋은 구조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다.

 

땅채송화
땅채송화

식물들, 시원한 환경을 위해 진화하다. 

사람도 여름이 되면 시원한 계곡이나 바닷가를 찾아서 여름철 피서를 즐기곤 하는데 식물도 이런 시원한 환경을 위해 진화한다.
보통 물을 좋아하는 식물은 단순히 수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그곳에서 자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수분 흡수뿐만 아니라 다른 걸 얻기 위함이다. 그건 바로 근권부(뿌리가 있는 부위)의 온도 하강이다.
지표면을 벗 삼아서 살아가는 식물들은 모든 뿌리구조로 돼 있다. 땅채송화는 수분 증발을 막고 잎으로 토양을 멀칭해서 낮은 포복형으로 자라며, 범부채는 수분 증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잎이 옆보다 위로 뻗어 햇빛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한다. 이런 기능마저도 부족한 식물들은 아예 물속이나 물 가장자리에 분포해, 시원한 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일월비비추
일월비비추

여름을 이겨내는 식물들 

여름은 사람이나 식물 모두에게 쉬운 계절이 아니다. 저마다 생존과 생육을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진화를 하는 과정에서 변화했다. 식물도 기후적, 환경적 등의 특성에 따라 변환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늘진 곳에 사는 식물들은 양지보다 수정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작은 꽃을 여러 개 피우는 것보다, 큰 통꽃 형태로 피여 최대한 수정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섬초롱꽃, 일월비비추, 잔대처럼 다른 식물에 비해 화려하진 않지만 한 차례의 벌의 방문만으로도 수정확률 100%에 도전하는 형태로 변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통꽃으로 생긴 친구들은 비가와도 벌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할 수 있고 해가 비춰도 어느 정도의 그늘을 제공하므로 벌들에게는 좋은 안식처가 된다. 


결론적으로 식물들은 각자의 생존방식과 여름나기를 통해 앞으로 오랫동안 살아가기 위한 터전을 만든다. 
요즘 우리 주변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보내고 있다. 식물들도 이와 비슷한 시기를 거쳐 오늘날의 식물체로 진화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인간이나 식물이나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가지게 되었고, 현재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식물들이 수 만 년의 세월을 거쳐 오는 동안 수많은 역경을 이겨냈듯이 현재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우리도 슬기롭게 이겨내야 하겠다.

이정철(서울식물원 식물연구과장)
 

*월간 가드닝 7월호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였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가드닝 7월호' 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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