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호 수국스페셜] 이 꽃이 '피자' 다른 꽃이 '피네'
[8월호 수국스페셜] 이 꽃이 '피자' 다른 꽃이 '피네'
  • 윤선애 편집장
  • 승인 2020.08.05 16:16
  • 호수 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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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호 '남도 수국을 만나다' 중 수국이 아름다운 퍼블릭 정원

 

이 꽃이 '피자' 다른 꽃이 '피네'

 남해 피자피네

 

남해 피자피네
남해 피자피네

'거니는 것은 두서없는 일이다.' 다랭이논이 즐비한 산비탈을 한참 따라 오르다 흙길 모퉁이 가득 핀 수국을 발견하고 정원으로 들어섰다. 걸음을 멈추고 꽃향기를 맡았다. 논밭 사이 아담한 담장을 둘러싼 수국을 지나면, 너른 정원 곳곳에 다양한 산수국이 조화롭게 피어있다. 궂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도 정원을 거니는 손님들처럼, 처음에는 마음으로 걸었고 나중에는 두 발로 걸었다. 

이유원, 곽민재씨 부부가 이곳에 피자피네를 시작한 것은 3년 전부터다. 정원을 만든 것은 그보다 오래된 16년 전. 원래 계단식 논이었던 곳에 집을 짓고 정원을 가꾸었다. 정원이 아름답다는 입소문 덕분에 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먼 길 찾아오는 손님을 위해 부부는 특별한 것을 대접해보자는 생각으로 건강한 피자 레시피를 개발했다. 

“홍보한 적은 없는데 입소문이 나서 너무 감사하죠. 보다시피 오는 길이 너무 안 좋잖아요. 근데 정말 피자집이 있을까? 의심하고 오시는데, 오면 너무 좋고 힐링하고 간다고 해주세요.”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 대개 검색을 해서 오는데, 이런 곳에 뭐가 있을까, 의심의 눈총을 한껏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정원에 머물며 피자를 맛보고 갈 때가 되면 다들 좋아한다고. 정원과 음식으로 행복을 느낀 손님들은 피자피네를 ‘시크릿가든’이라 부른다. 

정원을 공부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처음에는 감이 안 잡혀 막막했다. 한 공간씩 해보고 조금씩 늘면서 기술을 익혔다.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부인의 취향을 남편이 도와 완성했다. 가꾼 듯 안 가꾼 듯 자연스러운 피자피네 정원은 소품 하나하나 주인의 손길이 묻어있다. 

 

피자피네 내부 창에서 바라본 풍경
피자피네 내부 창에서 바라본 풍경

부부의 땀으로 만든 정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남해의 진짜 보물창고’라고 칭찬할 때마다 정말 기분이 좋다. 오는 손님이 좋아하니까 정원을 꾸미고 싶은 마음도 가득하다.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체력이 허락하는 한 가꾸려고 한다. 피자를 찾는 손님이 많아지면서 정원 돌볼 시간이 줄었다. 요즘은 가게 문 열기 전 새벽 시간에 정원을 돌본다. 음식도 하고 정원도 가꾸려니 쉽지가 않다. 

“봄이 오고 산수유가 피면, 진달래가 펴요. 여름에는 산수국이 피고 접시꽃이 피죠. 계절마다 피는 꽃들이 있잖아요.” 이 꽃이 ‘피자’ 다른 꽃이 곧 ‘피네’ 그렇게 꽃이 ‘피네’를 따서 이름을 ‘피자피네’로 했다. 
목본은 1백 여종이 넘고 초본도 2백5십 여종이 된다. 그래서 나무와 꽃에 명패를 달아주고 싶은데 쉽지 않다. 숙제로 남아있다.

 

정원에 핀 아름다운 수국
정원에 핀 아름다운 수국

초봄에는 허브, 산수국이 피고 여름에는 장미와 수국, 작약이 핀다. 가을에는 구절초가 겨울에는 크리스마스로즈가 아름다운 정원이다. 비료는 퇴비를 발효시켜 사용한다. 수국은 대부분 산수국이다. 과목과 초목이 적절한 비율로 자라도록 신경 쓴다. 호스타와 슈케라는 정원의 질감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조화가 중요하다. 

“수국은 처음 파스텔톤을 좋아했어요. 청색도 좋아해요. 싫증 나지 않는 흰색도 좋아요. 나이가 들면서 조화롭게 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늘 보는 공간이라서 세월의 흔적도 있고, “우리의 땀으로 일군 공간이라 그저 애정을 가지고 하는 건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반응이 좋으니까 오히려 저희가 더 기쁘고, 선물을 받는 거 같아요.”

 

-8월호 월간가드닝에서는 피자피네 뿐만 아니라 '수국이 아름다운 개인정원 및 퍼블릭 정원'을 더 다양하게 만나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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