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숲이야기] 9월 상사화(相思花)편
[재미있는 숲이야기] 9월 상사화(相思花)편
  • 양형호 집필위원
  • 승인 2020.09.03 10:53
  • 호수 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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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相思花)편 : 잎이 지면 꽃이 피고, 꽃이 지면 잎이 난다

상사화는 수선화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한다 해서 상사화(相思花)라 부른다. 상사화는 눈이 채 녹기 전 이른 봄에 꽁꽁 언 땅을 뚫고 새싹을 내민다. 초여름까지 무성하게 자라다 여름이 되면 새싹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이 사라진다. 그러다 가을이 시작될 무렵, 텅 비어 있는 땅 위로 기다란 꽃대를 올려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상사화는 다양한 품종이 있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만날 수 있는 상사화는 자생종과 도입종을 모두 포함해 7종이 있다.
 

상사화 (Lycoris squamigera Maxim.)
상사화 (Lycoris squamigera Maxim.)

 

일찍 꽃이 피는 기본종 상사화 

상사화는 상사화의 기본종으로 분홍색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집 근처에서 많이 자라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일부 인터넷 도감에는 자생종이라 설명하지만, 우리나라 산과 들에 자생하는 상사화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집 주변에서만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다른 나라에서 들어 온 도입종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분홍색 꽃이 피는 기본종 상사화는 7월 중순이면 꽃을 피운다. 상사화 중에서는 가장 일찍 꽃이 핀다.

 

[꾸미기]05 진노랑상사화 (Lycoris chinensis var. sinuolata K.H.Tae & S.C.Ko)
진노랑상사화 (Lycoris chinensis var. sinuolata K.H.Tae & S.C.Ko)

 

우리나라만 자생하는 진노랑상사화

진노랑상사화는 8월 초쯤 주황색 꽃이 피는데 꽃잎이 라면 면발처럼 구부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진노랑상사화는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종으로 충청도와 전라도의 숲과 계곡 주변에서 자란다. 어떤 이는 진노랑상사화를 꽃의 붉은색이 짙다 해서 ‘붉노랑상사화’라 부르기도 하는데 잘못된 이름이다.

 

위도상사화 (Lycoris uydoensis M.Y.Kim) 미색
위도상사화 (Lycoris uydoensis M.Y.Kim) 미색

 

작은 섬 위도에 꽃 핀, 위도상사화 

위도상사화도 한국 특산종이다. 전북 변산 앞바다 작은 섬 위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위도상사화’라 부른다. 꽃은 8월 중순쯤 흰색과 미색 두 가지로 핀다. 위도 해수욕장 주변에 많이 심어, 개화기 때 찾아가면 군락으로 핀 위도상사화를 만날 수 있다. 국내에서 자라는 상사화는 대부분 독이 있어 식용이 어렵다. 하지만 위도상사화만 유일하게 식용할 수 있다. 상사화 중에 비늘줄기가 가장 크다.

 

백양꽃 (Lycoris sanguinea var. koreana (Nakai) T.Koyama)
백양꽃 (Lycoris sanguinea var. koreana (Nakai) T.Koyama)

 

아름다워 꺾이기 쉬운 백양꽃 

전남 백양사 계곡에서 처음 발견되어 ‘백양꽃’이라 부른다. 꽃은 8월 말부터 주황색으로 피는데 가끔 흰색으로 피는 품종도 있다. 부산, 창원 등 남부 해안지역과 전남 백양사, 전남 순창 등 서해안 인근 계곡에서 자생한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동해 쪽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붉노랑상사화 (Lycoris flavescens M.Y.Kim & S.T.Lee)
붉노랑상사화 (Lycoris flavescens M.Y.Kim & S.T.Lee)

 

다양한 색상의 만나기 쉬운 붉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는 흔히 ‘개상사화’라 부른다. 꽃은 8월 말부터 노란색으로 피지만 개화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수술이 붉게 변한다. 그래서 ‘붉노랑상사화’라 부른다. 붉노랑상사화는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산이나 들, 집 주변, 사찰 근처 등 여기저기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의 상사화는 꽃 색이 고유색으로 피거나 흰색으로 피지만, 붉노랑상사화는 흰색, 노란색, 붉은색 등 다양하다. 

 

제주상사화(Lycoris chejuensis K.H.Tae & S.C.Ko)
제주상사화(Lycoris chejuensis K.H.Tae & S.C.Ko)

 

언 땅에서 싹을 틔우는 제주상사화 

제주상사화는 제주도에만 자생한다. 8월 말부터 9월까지 노란색과 주황색 중간쯤 되는 색으로 꽃을 피운다. 제주는 겨울에도 따뜻해서 1월 중순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상사화의 싹을 만날 수 있다.

 

석산 (Lycoris radiata (L'Her.) Herb.) 군락
석산 (Lycoris radiata (L'Her.) Herb.) 군락

 

무리 지어 꽃이 피는 석산 

석산은 흔히 ‘꽃무릇’이라 부르는 상사화다. 원산지가 어디인지 불분명하며 국내에서는 전라도 선운사, 불갑사, 선운사, 용천사 등 절 주변에 군락으로 식재되어 있다. 상사화 중 꽃이 가장 늦게 피는 종이다. 추석 무렵부터 꽃을 피우기 때문에, 매년 추석이면 대규모 꽃무릇 축제가 열린다. 불꽃처럼 정열적인 꽃잎에 마스카라를 한 듯 늘씬한 꽃술이 아주 매력적이다. 대부분의 상사화는 이른 봄에 싹이 나와 늦여름부터 꽃을 피우지만, 석산은 유일하게 가을에 꽃이 지면 새싹이 나서 상록으로 겨울을 나고 이듬해 초여름에 삭아 사라진다. 또 상사화 중에 잎이 가장 가늘고 비늘줄기가 가장 작다.

 

양형호 (서울식물원 식물연구과)


- 월간가드닝 9월호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입니다.  더 재밌고 다양한 ‘상사화 이야기’는 월간가드닝 9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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