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진사남_수국특집] 진주 김희주 씨 꽃향기 가득한 교회 
[8월 진사남_수국특집] 진주 김희주 씨 꽃향기 가득한 교회 
  • 장현숙 기자
  • 승인 2020.10.12 15:21
  • 호수 8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 김희주 씨 꽃향기 가득한 교회 
꽃을 사랑한 ‘정원사’ 목사님 

 

꽃향기 가득한 교회 사택 마당
꽃향기 가득한 교회 사택 마당

꽃향기 가득한 교회는 교회보다는 예쁜 펜션에 소풍을 다녀오는 기분이 드는 장소로 진사남 닉네임 ‘정원사’님이 정원을 가꾸고 있는 곳이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서 목회를 하던 김희주 목사님이 1995년 진주로 내려와 시골 목회를 시작하며 허브와 야생화를 키우기 시작했다. 지금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원예종을 많이 키우고 있는 1,000평 규모의 아름다운 정원이다.

이곳은 평소엔 진사님 회원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기도 하지만, 매년 600명 이상이 꽃구경을 오고, 스님이나 신부님도 허물없이 다녀가는 열려있는 공간이다. 특히 올해는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제1회 발산리 수국전시회’를 열어 수국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이 방문했다. 수국축제는 작년부터 기획했다. 식충식물 전문가인 닉네임 ‘예진’님과 함께 겨우내 하우스에서 수국을 관리하고, 경성대학교 이과대학 생물학과 이학박사인 하순혜 교수가 수국품종분류를 도와 155종의 수국이 전시됐다.

 

교회입구 수국품종전시장
교회입구 수국품종전시장

한종나(한국종자 나눔회)와 진사남(경북서부 지역방 이름)에서는 닉네임 ‘정원사’하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초창기에 외국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품종의 씨앗을 구매해 파종한 후 키운 모종을 회원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 장본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감탄스러운 건 몇십 년 동안 거의 매일 피고 지는 꽃소식을 게시판에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예쁜 사진만 올리는 게 아니라 사진과 함께 자세한 식재요령, 이름 및 품종의 특징, 병충해 및 관리요령에 식물구매 목록까지 일지처럼 자세히 글을 올리기 때문에 정원을 가꾸는 이들에게는 거의 상담사이자 해결사다. “언제 구근을 심을지 몰랐는데 정원사님이 일지에 구근을 심었다고 글이 올라오면 나도 따라심어요.” 하는 이가 많다. 목회말고는 꽃에 미쳐 산다고 보면 된다고 할 정도다. 

처음에는 원예종 1000여 종까지 많은 품종을 키웠지만, 지금은 일년생을 많이 줄이고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여러해살이 700여 종으로 줄이고 교목, 관목은 200여 종이 된다.

 

교회 앞 떡갈잎수국
교회 앞 떡갈잎수국

그는 정원을 가꾸기 위해서는 자기 터의 기후조건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곳은 지리산 정상의 북서풍 바람이 바로 영향을 주는 곳이라 겨울에 날씨 체크를 해보면 서울보다 체감온도가 낮은 편이다. 꽃샘추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다 보니 추위와 바람을 막기 위해 담을 쌓아야 했다. 또 요즘처럼 비가 폭우로 쏟아지는 장마철에는 교회가 빗물에 잠기거나 물이 고여 식물이 살기 어려운 상태라 초기에 배수 공사를 엄청 해야 했다. 대신 기후의 장점은 해가 길고 꽃 발아가 잘된다는 점이다.

또 정원을 가꾸기 위해서는 땅의 성질도 잘 파악해야 한다. 무엇보다 흙이 좋아야 식물들이 건강하기 때문이다. 여기 교회터는 고구마나 고추 농사를 짓던 땅이라 삽 한 자루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토심이 낮은 곳이었다. 25톤 트럭으로 여러 대의 흙을 들여와 토심을 잡을 때는 진사남 회원들이 많이 도왔다. 지금도 식재할 때 가장 근본이 되는 산흙은 동네 어른들께 구한다. 상토는 살 수 있지만, 기본이 되는 흙은 작정하고 구해야 할 정도로 흙은 귀하게 여긴다.

 

교회입구 수국품종 전시장
교회입구 수국품종 전시장

목회를 하는 정원사님은 앞으로 성경에 나오는 ‘성서식물‘로 정원을 조성하는 게 꿈이다. 성경 지식과 꽃 지식을 합쳐서 많은 교인이 방문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백합, 올리브, 각종 허브 등으로 아름다운 천상의 동산을 만들어 꿈을 향해 달려가고 싶다.
한 교인은 “목사님이 은퇴하는 순간 꽃이 아니라 잡초가 가득한 교회가 될 겁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사람 다니는 길, 차 다니는 길을 제외하면 다 꽃이 심겨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도 분홍낮달맞이 군락이 화사하게 배웅한다.

 

*월간가드닝 8월 기획특집 남도 수국을 만나다에서 '진사남_수국이 아름다운 개인정원' 기사를 공개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